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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첫눈 내리는 날 만나요
첨부 작성일 2018-11-28 조회 35

 눈 내리는 날 만나요| 차 한잔의 여유
노인박사 | 조회 69 |추천 1 | 2012.12.06. 01:58                        


       

 

 첫눈 내리는 날 만나요

 

몇월 며칠 몇시가 될지 모르지만

또 그대와 내가 그날

어디에 있을지도 모르지만

우리 처음 만났던 그곳에서

첫눈 내리는 날 만나요.

시간이야 안 정하면 어때

그대 기다리는 시간은 아무리 길어도

지리하지 않은 걸.

 

내가 그대를 흰눈처럼 사랑하고

그대가 나를 백합처럼 사랑하니

우린 즐겁고 행복할 수 밖에 없어라.

그대 눈동자 방긋 웃고

나의 눈동자 미소 지으면

눈내릴 때 포근함처럼

우리의 사랑도 한없이 포근하리.

우린 그동안 기다리는 거야

보고 싶어 못견뎌도 기다리는 거야

그러다 첫눈 내리는 날 만나는 거야.

 

(주간 여성:71.1.3, 주간 조선:71.1.4)

 

저자 설명 : 위 글은 저자가 쓴 몇 안되는 졸시(拙詩) 중의 하나로 다른 시인들의 데뷰전 습작 시에도 못 미침을 잘 안다. 그러나 능력부족으로 이 이상의 시는 아직 쓰지 못하였기에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실었다.

 

꼭 유명인이 되고자 해서가 아니라 적어도 인간으로 태어난 표시로, 멋있는 시 한편이나 명언 한 두 줄 , 작사, 작곡, 그림 하나 쯤 세상에 남기고 싶은 마음 누구나 한번쯤은 있지 않을까? 이런 원초적인 생각이 문학과 예술을 탄생시킨 뿌리이다 말하면 잘못일까?

 

예전처럼 사랑을 조심스럽게 하거나, 편지같이 정성들인 수단이 아니라, 일반전화나 휴대폰으로 속전속결, 여자가 먼저 키스하자 하고 프로포즈 하는 인터넷 세상인 지금 읽어보니 유치함도 극치이다. 그래서 아니 실을까 생각해보지 않은 바도 아니다. 그러나 당시에 위 두 주간지에 실렸고, 환우들을 위한 방송프로가 있던 KBS와 CBS에서 낭랑한 아나운서와 성우의 목소리로 정감스럽게 방송되기도 한 것이라 실었다.

 

이 시 아닌 시를 보면 생각나는 일 하나는, 이것을 읽은 독자가 작곡을 해왔다. 악보를 봐도 잘 부를줄 모르는 <악보맹>이라 서라벌 예대를 나오고 섹스폰 연주를 하는 둘째 처남인 호식님에게 연주해 보라고 주었는데, 얼마 후에 그 악보를 분실하였다 한다. 악보를 봉투 채로 건네서 작곡자 이름도 모르고 있다. 나의 글에도 작곡자가 있다는 자부심(?)도 사라졌고, 어떻게 작곡한지 몰라 정말 아쉬운 생각이다.

 

또 하나는, 당시 1월17일자 주간여성에는 다음과 같은 해명을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글이 두 주간지에 함께 발표되고 두 방송국에서 방송이 되자, 일반 미혼남자들은 물론 국군장병들까지 보낸 크고 작은 형형 색색의 정성담긴 편지를 매일 우체부가 다발로 묶어 배달해 오는데, 일일이 읽을 수도, 답장을 할 수도 없어 보낸 해명기사이다. 주간조선은 지면을 안주어서 해명을 못했지만.

 

“저는 남성입니다. 저는 1월3일자 「주간 여성」신년호 독자 살롱란에 「첫눈 내리는 날 만나요」를 쓴 이돈희입니다. 제 이름이 여자 이름 같아서 여성으로 알고 편지를 주신 분이 너무나 많이 계십니다. 남자인 저로서 일일이 해명을 드릴 수 없어 고민하던중 이 란을 통해 밝힙니다.”

 

나도 같은 미혼 남자였기에, 미혼 남자들이 미혼 여자에게 <사랑의 편지>를 어떻게 쓰나 알고 싶기도 해서〈재미로 읽어나 보자, 후훗!〉 하고 처음엔 그냥 지나갈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매일 수백 통의 편지에, 집으로 찾아오는 남자들도 있어 그들의 실망을 줄이기 위해 해명을 안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사랑을 찾는 미혼 남자, 시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음을, 그리고 신문과 방송의 위력이 크다는 것을 이 한편의 졸시를 통해 알았다. 태진아님이 노래했던가 “사랑은 장난이 아니야.”라고. 정말 사랑은 장난이 아님을 알고 있어서, 이미 32년전에 〈나는 남성입니다.〉라고 해명을 했었나 보다.

 

이 책이 출판된 뒤에는 이해인수녀님의 시집을 모두 구해서 읽고 몇 편쯤 외어 볼 생각이다. 언제나 맑고 환하게 웃는 모습의 이수녀님과 동시대에 태어나서 살아가고 있음을 행복하게 생각하고 있다. 여러분도 그러하시길 바란다. 이 수녀님의 시를 읽어보면 왜 저자가 이수녀님을 존경하는지 저절로 알게 될 것이며 수도자의 향기와 마음을 체득할 것이다. 소중하고 귀한 시가 듬뿍 담겨 있다. 수녀님의 시집을 읽고 묵상하면 책 값 수십배의 인간으로 변모할 것이다.

 

PS : 흰 호랑이의 해인 올해 경인년 새해에, 100년 만에 내렸다는, 그래서 너무나 많이 내린 눈으로, 며칠 째 출퇴근 교통이 마비되고 어거적어거적 걷게 만드는 눈의 뜻밖의 횡포(?)이긴 하지만, 벌써 아득히 약 40년전, 총각시절에 쓴 위 졸시가 생각이 나서. 졸저(拙著)(효친경로사상의 부활을 위하여:2003년 11월)를 보면서 쳐 봤습니다. 포근히 내리는 눈과 사랑과 추억은 아름답네요. 귀 밑머리가 점점 희어져감에도---

 

그리고 이해인수녀님! 힘내시고 암에서 속히 완치하세요. 수녀님을 사랑하는 독자들과 저 같은 신자들이 있잖아요! 대장암에서 완치된 저이기에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수녀님을 위해  다음 주 미사 때 간절히 기도드리겠습니다.

2010년 1월 6일 이 임마누엘 드림

 

추신: 매년 첫 눈이 내릴 때면 위의 졸시가 생각납니다. 오늘 많은 첫 눈이 내렸습니다. 12월 초에 이렇게 많은 첫 눈이 내리는 것은 드문 일이라 합니다. 이제 20일후면 즐거운 예수님 성탄이 다가 옵니다.

에수님의 은총하에 한 살을 더하는 2013년에도, 모든 가정이 화목하고 건강하시며 행복하시길, 아멘!

2012년 12월 5일 노인박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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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사랑 감사 기쁨 12.12.06. 14:02
늘 감사합니다. 어제 폭설 속에 운전하느라 고생했지만,
오늘 님이 올리신 시를 읽고 음악 들으면서 창밖에 쌓인 함박눈을 보니 행복합니다.
아름다운 시 많이 올려주세요~ㅇ.
                                                                                                                                             
 
 
노인박사 12.12.08. 00:07
얼굴도 모르는 어떤 여인이, 제 졸시를 읽고 음악을 들으면서 창밖에 쌓인 함박눈을 보니 행복하답니다.

졸시에라도, 관련되는 그림이나 음악을 같이 올리면, 더욱 멋있게 감상할 수 있을텐데, 그런 것을 할 줄 모르니 화기애애한 무드가 덜 납니다. 이제 곧 아기 예수님의 성탄절과 더불어 연말 연시가 되겠네요.

성복동 성당 형제 자매님 모두에게 즐거운 성탄절과 행복한 새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Merry Christmas and Happy New Y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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