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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지금] 열린 세계로 이끌어준 삶
첨부 작성일 2018-04-30 조회 551

열린 세계로 이끌어준 삶

정찬남 모니카
(한국여성생활연구원 원장, 동방대학원대학교 평생교육원 교수)

김후남 편집장

 

캡처.JPG

▲ 문예교실 입학식

 

▲ 강의하는 정찬남 교수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산하 단체인 한국여성생활연구원 원장이자 동방대학원대학교에서 평생교육을 강의하고 있는 정찬남 교수(모니카·65)를 6월 20일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만났다.


비문해자교육 전문가, 여성문제 연구가, 박사, 교수, 지역사회와 각종 단체의 대표 및 자문위원, 한글 교재 편찬자 등 그가 맡고 있는 역할과 직함은 산더미처럼 많고 화려하지만, 직접 만난 정찬남 교수의 첫 인상은 검소하고 단아하기 이를 데 없었다.


“저는 원래 만화와 무협지를 좋아하고, 지나치게 명랑할 정도로 까불고 장난이 심한 ‘말괄량이’였습니다. 그런데 여고 1학년 때 세례성사를 받으면서 인간은 하느님의 모상대로 창조된 귀한 존재로서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가치 있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세례성사를 받으면서 철이 들었다는 정 교수는 당시 여고생이었지만 새벽 미사를 빠지지 않고 참례했고, 가톨릭학생회, 레지오, 주일학교 교사 활동을 열심히 하면서‘가톨릭 신자’라는 자부심과 함께 하느님 뜻에 맞갖게 살려고 무척 애를 썼다고 말했다.


그는 하느님의 자녀로 살기 위해서는 자신을 버려야 한다는 신부님의 강론을 듣고 어떻게 하면 자신을 버릴 수 있는지 고민도 많았다고 털어놨다.

 

그가 여고시절을 보냈던 1960년대 한국천주교회 안에서는 ‘공의회 정신’에 따라 헌신과 희생, 극기의 삶이 신자들의 로망이었다고 한다.


그는 그러한 삶을 살기 위해 성인성녀들의 전기를 읽으며 그분들의 선행을 따라해 보기도 했는데, “도저히 성인처럼 살 수는 없을 것 같아 포기했다”며 웃었다.


하지만 하느님의 가르침대로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사회를 위해 뭔가 보람 있는 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은 한시도 잊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대학원에 다니기 위해 서울에 올라왔지만, 전공 공부보다 사회 교육에 관심이 더 많았어요.”


그즈음 그는 고려대 대학원을 다니면서 ‘대한부인회’등 비영리시민단체에서 소외계층 여성교육 등 자원봉사 활동을 하고 있었다.


“지금의 대한극장 근처에 연세대 학생들이 하는 노동야학이 있었어요. 어느 날 친구가 급한 일이 생겼다며 대신 수업을 해 달라고 해서, ‘ 땜방수업’을 가게 됐어요. 하필 그날 눈이 너무 많이 와서 수업 시간이 한참 지나서야 도착했어요. 너무 늦어서 학생들이 지금까지 기다리고 있겠나 하며 몰래 교실 안을 들여다봤어요. 그런데 학생들이 숨소리 하나 내지 않고 자습을 하고 있는데, 그들의 향학열에 충격을 받았어요.”


수업을 어떻게 했는지도 모르고 집으로 돌아온 정 교수는 ‘저렇게 배움에 목말라하는 사람들을 위해 무엇인가 하겠다’고 마음먹고 봉천동에 사글세방을 얻어 근로청소년, 성인, 주부, 노인 등 공교육 기회를 놓쳐버린 사람들을 위한 ‘문해(문자해독)교실’을 열었다. 1978년부터 지금까지 그가 가르친 학생들은 약 3만명에 이른다.


“유치원부터 중학교, 머지않아 고등학교까지 무상교육을 할 것인데, 비문해자들을 위한 교육에는 지원이 없습니다. 이들이야말로 정부의 지원이 절실한 교육소외계층인데도 말입니다.”


정 교수는 처음 야학을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문해교실 운영비를 사비로 충당하고 있다. 월말만 되면, 강의실 월세를 마련하느라 애가 탄단다. 그는 35년 동안 비문해자 교육을 하며 보람도 컸지만, 그게 ‘애달픈 세월’이기도 하다며 가늘게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그는 이 길이 ‘소명’이고, 진정한 고난과 가난은 궁핍이 아니라 열린 세계(하느님)로 우리를 이끌어 준다고 말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평신도사도직협의회 위원을 지내기도 했던 그는 현대지식정보사회에서는 개인의 지식욕구가 높아진 만큼 본당의 사목도 신자들의 삶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실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100세 시대’를 맞아 노인사목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노후생활이 아름답고 행복해질 수 있도록 교회가 도와야 하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노인과 노인사목에 더 많은 관심이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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