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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생명평화] 탈핵(탈원전)을 위해 행동합시다
첨부 작성일 2018-05-01 조회 525

탈핵(탈원전)을 위해 행동합시다

하승수 변호사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

 

 

 

올 여름 전력난이 우려된다고 합니다. 정부는 국민들에게 절전을 호소합니다. 그런 와중에 원전에서 사용되는 부품공급을 둘러싼 비리가 속속들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원전에서 사고가 날 경우에는 국토의 대부분이 방사능으로 오염됩니다. 그런데도 정부는 문제가 드러난 원전 일부에 대해서는 가동을 중지시키지 않고 계속 가동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전기가 모자란다며 원전을 더 지으려 하고 있습니다. 이미 우리나라에 가동 중인 원전은 23개에 달합니다. 좁은 국토에 이렇게 많은 원전을 짓다보니, 원전 밀집도는 압도적인 세계 1위입니다.


과연 전력난 때문에 원전을 더 짓겠다는 정부의 논리는 맞는 것일까요? 원전에 의존하지 않는 탈핵(탈원전)은 불가능한 것일까요? 여기에서는 세 가지를 생각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첫째, 과연 전력난이 얼마나 심각한가?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늘 전기가 모자란 것이 아닙니다. 봄이나 가을에는 예비전력이 충분합니다. 문제는 냉·난방수요가 몰리는 여름과 겨울입니다. 또한 여름이나 겨울이라고 해서 24시간 전력이 빠듯한 것이 아닙니다. 밤이나 아침에는 전력 예비율이 30%를 넘어갑니다. 문제는 피크타임이라고 불리는 오전, 오후의 몇 시간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계절과 시간대에 따라 전력수요가 몰리는 것이 문제라면 원전은 답이 아닙니다. 원전은 한 번 가동하면 아침이나 밤이나 계속 가동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일시적인 전력부족 현상을 막기 위해 원전을 더 짓는다는 것은 앞뒤가 안 맞는 것입니다. 소비지 가까이 지을 수 있고 쉽게 가동률을 조정할 수 있는 가스발전 같은 방식이 일시적인 전력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더 적합합니다.


인류가 원전으로 전기를 생산하기 시작한 것은 불과 60년도 안 되었습니다. 그동안 전 세계에 지어진 원전 577개 중 3개에서 ‘폭발’급이라고 부를 수 있는 초대형 사고가 났습니다. 자동차를 577대 만들었는데 그중 3대가 폭발했다면, 누가 그 자동차를 타겠습니까? 아무도 그런 자동차를 타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원전은 577개를 지었는데 3개가 폭발한 셈입니다. 게다가 원전사고는 한 번 터지면 100만명이 사망하고 땅과 물이 방사능으로 오염되는 엄청난 사고입니다.


둘째, 전력난은 결국 수요가 공급보다 빨리 늘어나서 발생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전기수요를 줄이는 것이 우선입니다. 우리나라의 전기수요는 한 해에 10% 늘어날 때가 있을 정도로 급격하게 증가해 왔습니다. 그런데도 정부는 전력공급을 늘리는 데에만 골몰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원전도 더 짓고, 석탄화력발전소도 더 지으려고 합니다. 그러나 원전은 위험하고, 석탄화력발전소는 온실가스를 대량으로 내뿜어 기후변화의 원인을 제공합니다. 그렇다면 가장 좋은 것은 전기수요를 줄이는 것입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산업용 전기가 문제입니다. 우리나라 전체 전기수요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것은 공장 같은 곳에서 사용하는 산업용 전기입니다. 우리나라는 이 산업용 전기를 원가 이하로 싸게 공급해 왔고, 그것 때문에 산업용 전기수요가 급속히 늘어났습니다. 그래서 산업용 전기수요를 잡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것을 위해서는 산업용 전기요금을 현실화해야 합니다. 그래서 기업들이 전기소비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또한 기업들은 공장에서 자가발전(자체 발전)을 할 수 있는 여지들이 많이 있습니다. 일본의 도요타 자동차는 자기 공장에서 쓰는 전기의 30% 이상을 자가발전으로 충당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이런 방법들을 사용하게 하면 굳이 발전소를 새로 짓지 않아도 됩니다.


셋째, 대안은 있습니다. 독일의 경우에는 2022년까지 원전을 모두 폐쇄하기로 결정하고 태양광, 풍력, 소수력, 지열, 바이오매스 등 재생가능 에너지를 늘려가고 있습니다. 독일도 전체 전기생산 중 27% 이상을 원전에 의존하던 나라입니다. 지금 우리나라의 원전의존도가 30%인 것을 생각하면,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국가적으로 탈핵(탈원전)을 결정하고 정책의 방향을 바꾸고 있습니다. 재생가능 에너지를 확대하기 위해 ‘발전차액지원제도’라는 것을 도입하여 큰 효과를 보았습니다. ‘발전차액지원제도’는 재생가능 에너지로 생산되는 전기를 원가와 적정 이윤을 보장하는 가격으로 매입해 주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시민들이 돈을 모아 재생가능 에너지 설비에 투자하게 됩니다. 그렇게 해서 독일에서는 재생가능 에너지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기술개발도 많이 이루어졌습니다. 우리도 이런 방법을 통해 재생가능 에너지를 늘려 가야 합니다.


그러나 국가의 정책이 이런 방향으로 바뀌려면 시민들의 관심과 실천이 중요합니다. 집에서 전기 스위치를 끄고 절전형 탭을 이용해 대기전력을 줄이는 것은 쉽게 할 수 있습니다. 가정용 전기수요가 전체 전기수요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4%밖에 안 되지만, 이런 실천이 중요한 이유는 ‘전기를 의식하는 삶’을 위해서입니다. 내가 쓰는 전기로 인해 우리의 생존과 미래세대의 행복이 위협받고 있다는 것을 의식하며 책임 있게 살기 위해 ‘절전’을 실천할 필요가 있습니다. 절전은 혼자서만 할 것이 아니라, 모임에서 하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전기소비를 줄이는 것은 ‘발전’을 하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동네에서, 그리고 모임에서 ‘절전소 운동’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정책을 바꾸는 것입니다. 원전을 단계적으로 없애나가는 ‘탈핵’을 결정하게 만들고, 전기수요를 줄이고 재생가능에너지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수립되고 집행되게 만들어야 합니다. 그것을 위해서는 정치에서 이런 문제가 중요하게 다뤄지게 해야 합니다. 국가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내가 사는 지자체에서도 ‘탈핵선언’을 하도록 하고 전기소비를 줄이고 재생가능에너지를 작은 규모로라도 시도해보게 만들 필요도 있습니다. 이런 노력들을 해 나갈 때 우리는 원전에 의존하지 않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열어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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