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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야기] 주님께서 달란트를 주셨기에
첨부 작성일 2018-04-21 조회 683

주님께서
달란트를 주셨기에

이태선 베네딕토 둔촌동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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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평범한 직장인으로서 청년시절부터 지금까지 약 25년간 교중미사나 저녁미사 성가대 지휘를 하면서 틈틈이 청소년성가, 젠성가, 떼제성가 등을 신자들과 함께 나누고 있습니다.

 

최근 제가 아는 분을 통해 ‘봉사’에 대해 글을 한번 써 보라는 부탁에 “제가요?” 순간적으로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성가대 활동이 거의 전부인 제가 생각하는 봉사라는 의미는 “가장 버림받은 자에게 베푸는 것이 곧 나에게 하는 것이다.“라는 예수님의 말씀, 그리고 행동으로는 조용하고 꾸준히 누군가를 위하는 것이라 알고 있습니다.


또 형님이신 이태석 신부님도 아프리카의 어린이들을 생각할 때면 “그들을 위해 무엇을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들과 꾸준히 함께 지내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지금 제가 하고 있는 성가대 활동이 얼마나 그것들에 부합하고 있는지를 생각해 보면 한없이 부끄러울 뿐입니다.


그러나 한 가지 생각하고 있는 부분은 뭔지 잘 모르겠지만 예수님을 조금이라도 닮아 가려면 지금 내가 하고 있는 활동이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최대의 노력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실 성가대를 지휘한다는 것은 쉽지가 않은 것 같습니다.


매주 금요일 저녁과 일요일은 꼼짝 못하기 때문에 집 식구들에게 미안함 그리고 친구들과의 연락이 거의 단절되기 쉬워 1년에 몇 번 정도는 많은 고민을 하게 되는 자리입니다. 그렇지만 오랫동안 성가대 지휘를 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아마도 어린 시절 지냈던 성당에서의 영향 그리고 성가대 단원들과 많은 신자들 덕분인 것 같습니다.


어릴 적 성당 근처 천주교 주택에서 살아서 그랬는지 성당이 제 놀이터였고 거의 매일 성당에서 장난치며 놀고 노래 부르곤 하였습니다. 저는 부산에 있는 송도성당을 다녔는데 저보다 세 살 많은 이태석 신부님 덕분에 몇 명만 모이면 자신이 작곡한 노래를 화음 맞추어 불러 보고 연극연습 그리고 복사도 하고 어깨 너머로 배운 오르간, 기타 등등. 지금 생각하면 꿈만 같았던 시절이었고 그때부터 습관이 됐던 성당에서의 활동은 당연한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흔히 하는 이야기지만 어린 시절에는 제가 음악을 좀 한다고 우쭐거릴 때가 많이 있었지만 최근엔 제게 조그만 음악적 달란트를 주신 하느님께 감사를 드리고 가능한 한 그분의 도구로 써 달라고 기도를 드리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활동을 하면 할수록 예전에는 보지 못했던 하느님의 사랑을 조금씩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몇몇 병원에서의 환자들을 위한 작은 음악회를 통해서 그분들에게서 아름다운 미소를 볼 수 있었고, 성가대 단원 중 한 분은 우울증이 아주 심하여 가끔씩 극단적인 생각을 하였던 분도 아름다운 성가를 통해 지금은 치유되어 아주 즐겁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또 당뇨 합병증으로 고생하는 어떤 분은 성가대 활동을 통해 몸의 여러 수치가 개선되는 등 조금씩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특히 요즘처럼 경제적으로나 여러모로 힘든 시기에는 미사를 드리러 힘들게 성당으로 오시는 신자들이 많은 것 같은데 미사 후 많은 분들의 감사와 격려를 통해 큰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일요일 아침, 저녁 성가대 활동으로 힘들 때도 많지만 저를 포함하여 성가대 단원들 그리고 신자들의 영성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니 어쩌면 이것이 제가 하느님의 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이 아닐까 생각도 해 봅니다.


청년시절 성당의 주일학교 교사를 할 때 한 학생에게 질문을 한 적이 있습니다. “너는 자신이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해?”라고 했더니 그 아이가 “저요? 저는 인간도 아니죠. 공부도 하기 싫고 부모님 말씀도 듣기 싫고.” 그 순간, 저는 가슴이 먹먹하였습니다. “자기 자신이 하느님의 사랑스런 자녀인지도 모르고 이렇게 아무것도 아닌 사람으로 생각하고 있다니. 어른의 책임이 참으로 크구나.”라고 생각했죠.


지금도 가끔씩 그 아이의 말이 생각납니다. 누군가에게 봉사를 한다는 것은 행동에 앞서 자기가 하느님의 사랑스런 자녀임을 알고 그분께 받은 달란트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릴 때 진정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또 봉사할 수 있는 출발점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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