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보기서울평협 바로가기
> 계간 평신도 > 웹진
계간 평신도
  • 2014년 겨울 / 계간 46호
    아니오를 못하고 살아온 인생... 그래서 행복합니다
    PDF 다운로드
제목 [나눔] 잘 사는 부부의 아름다운 세상 만들기
첨부 작성일 2018-04-21 조회 976

매리지 엔카운터 부부일치운동
잘 사는 부부의 아름다운 세상 만들기

대담·정리: 권지영 편집위원


ME가 어떤 곳인지 알기 위해 대표봉사부부와 담당 신부님과 인터뷰를 하던 날, 비가 온 뒤라 날씨가 제법 쌀쌀해져 입김까지 날 정도로 추웠습니다.충무로의 대로변을 따라 걸어 고즈넉한 골목에 들어서니 오래되어 보이는 정겨운 붉은색 벽돌건물이 보였습니다. 장충동에 위치한 베네딕토 회관은 ME의 만남의 장소입니다. 이곳에서 ME를 위해 봉사하는 최준웅 바르나바 신부와 대표부부인 이제빈 베드로 형제와 윤봉희 스콜라스티카 자매를 만났습니다. 이들은 ME단체를 위해 봉사하고 있는 대표부부입니다.

 


Q 매리지 엔카운터는 무엇을 위한 어떤 단체인가요?
Marriage Encounter를 줄여 ME라고 칭하는데 알파벳 그대로 ‘엠이’라고 발음합니다. 가톨릭에서 부부 간에 더 깊은 사랑과 풍요로운 결혼 생활을 위해 창안된 프로그램으로 우리말로 풀어서 말하면 ‘부부일치운동’이라고 표현합니다.


1950년대 말, 스페인에서 청소년 사목을 하시던 가브리엘 칼보 신부가 많은 청소년들과의 만남을 통해 원만한 가정의 자녀들이 원만하게 성장하는 것을 발견하고 부부를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하셨습니다.


이후 1962년에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28쌍의 부부들과 함께 최초 매리지 엔카운터 주말에 참가하셨습니다. 그 계기로 현재 세계 57개국에서 ‘현대 혼인생활의 신비’라는 애칭을 얻으며 진행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첫 주말은 지난 1976년 2월에 시작됐습니다. 당시는 여러 사제들과 수녀들, 많은 미국인 부부들을 대상으로 영어로 진행됐습니다. 한국인을 위한 첫 주말은 1977년 3월에 마련됐습니다. 이후 매주 첫 주말을 진행하고 있으며 작년 말을 기준으로 지금까지 총 3859회에 걸쳐 8만8522쌍의 부부가 참여했습니다.


Q ME에 참여하는 부부들을 위해 어떤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나요?
ME 또는 첫 주말이라고 칭하는데 부부들의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해 마련된 프로그램입니다. ME를 신청하게 되면 3부부와 1명의 신부님이 금요일 저녁부터 일요일까지 총 44시간을 함께 합니다. 2박3일 동안 총 7개 프로그램에 참여합니다.

 

참여한 부부는 첫 주말 동안 가장 먼저 부부생활을 하면서 겪었던 경험에 대해 터놓고 나눕니다. 긴 시간을 오로지 부부만을 위해 생각하고 나누는데 대부분의 부부는 이때 그동안 몰랐던 자신과 만나게 됩니다. 또 그 시간은 서로에 대해 감사한 존재였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해 줍니다.


쉽게 말해 부부 간의 대화를 이끌어 내 속마음을 들여다보고, 서로를 이해하도록 유도합니다. 또 다툼을 벌일 때 어떤 식으로 해야 하는지 등 대화방법에 대해서도 알려 줍니다. 그렇다고 ME는 관계에 대해 가르치는 프로그램은 아닙니다.


다만 참가한 부부들은 저마다 독특한 방법으로 개인적인 체험을 하게 되는데 ME 주말 중에는 부부들이 서로에게 특별한 사람이라는 인식을 찾아 주게 됩니다. 이로 인해 더욱 사랑하며 열심히 살아가야 하는 이유를 일깨워 줍니다. 통상적으로 금요일 오후 7시에 시작해 일요일 오후 6시에 마치며 숙식이 제공됩니다.


Q ME는 어떤 부부들을 대상으로 하고, 실제로 어떤 부부들이 주로 참여하고 있나요?
ME주말은 결혼 문제 상담소가 아닙니다. 그룹 토의나 카운슬링도 아니며 또한 종교교육도 아닙니다. 정상적으로 잘 살고 있는 부부들이 결혼의 재만남을 원하고, 혼인생활의 풍요로움을 느끼고 싶은 부부들을 위해 마련된 겁니다.


가령 신혼이나 연애시절처럼 되돌아봐서 잘 살고 싶어 하는 부부들을 말하는 것입니다. 물론 부부관계가 좋지 않아 개선하고 싶어 하는 부부나 실제 이혼 위기에 처한 부부도 참여하긴 하지만 대부분의 부부는 건강하게 잘 살고 있는 부부입니다. 이 때문에 간혹 ME에 참여한 부부에 대해 오해하는 경우가 있기도 합니다.


또 ME는 종교와 상관없이 모든 부부에게 개방돼 있습니다. 실제로 불교와 개신교를 포함해 타 종교인들이나 종교가 없는 부부도 활발히 참여하고 있습니다.


Q ME는 반드시 3쌍의 부부와 신부님이 반드시 참여해야 하는데, 이유가 있나요?
ME 주말은 성직자, 수도자나 다른 종교인들도 참가할 수 있도록 준비돼 있습니다. 사랑의 대화 방법은 모든 공동체에 적용되기 때문입니다. 성직자와 성직자의 관계에서, 혹은 성직자와 사목(선교)대상자 사이에서도 이 사랑의 대화방법은 적용됩니다. 곧 ME는 부부와 성직자가 함께 하는 것이니 혼인성사와 성품성사가 함께 봉사하는 것이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Q ME주말에 참여한 부부들이 이후에 지켜야 할 사항이 있나요?
ME를 다녀왔다고 해서 부부 사이의 갈등이 모두 해소되고 무덤덤해진 혼인생활이 저절로 풍요로워지진 않습니다. 항상 신혼시절처럼 살아갈 수 있는 것은 더더욱 아닙니다. 부부라는 이름으로 함께 살아가는 동안 많은 갈등과 혼란이 있겠지만 ME주말에서 경험한 배우자의 재발견으로 인한 기쁨, 그리고 사랑하기로 결심한 의지를 더욱 강도 높게 실천해야 합니다. 특히 ME의 가치관을 유지하도록 본당 공동체에 소속돼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뿐만 아니라, 더 많은 부부들이 ME주말을 경험하고, 부부관계를 회복함으로써 성가정의 기반이 튼튼해지도록 공동체를 위해 헌신하게 됩니다.


Q 이제빈 베드로 형제와 윤봉희 스콜라스티카 부부는 22번째 한국 ME의 대표 봉사 부부입니다. ME 첫 주말을 신청했던 때가 언제이며 신청했던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우리 부부는 1990년에 첫 주말에 대해 알았고, 1년 뒤인 91년에 신청하게 됐습니다. 그때가 결혼한 지 10년 정도 됐을 때였고, 아내인 윤봉희 스콜라스티카의 권유로 참여하게 됐습니다. 당시 아내는 저와 말이 안 통한다고 느끼며 관계에 대해 매우 답답해했습니다. 아이들은 점점 커가고, 아내 입장에서는 ‘나는 도대체 무엇인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합니다.


네, 맞습니다. 그래서 남편과 눈만 봐도 아는 사이였던 신혼 때로 돌아가기 위해 첫 주말을 신청했습니다. 첫 주말을 다녀오니, 보수적이던 남편이 가장 많이 변했습니다. 다른 부부들을 보면서 느꼈던 부분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우리 삶이라는 것이 스스로 노력하면서 사는 것이 일반적인데, 첫 주말의 교육을 통해서 ‘내가 어떤 사람인가’에 대해 알게 됐습니다. 사랑을 유지하기 위해선 끊임없이 결심하고 노력해야 하는 것도 깨달았습니다. 첫 주말을 통해 재결심하고, 신혼 때처럼 잘 살아봐야겠다고 느끼면서 무엇보다 배우자의 소중함을 느꼈습니다.


남편으로서 또한 가장으로서 그동안 밤늦게까지 일하는 것이 가족을 위한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사실 나를 위한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직장에서 직무능력을 높이기 위해 끊임없이 투자하고 노력하는 것처럼 더 나은 부부관계를 위해서도 똑같이 투자해야 하는 것입니다.


Q ME 주말의 대표부부로 봉사하면서 가장 보람이 있었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첫 주말에 참여한 부부들이 2박3일의 일정을 무사히 마치고 행복한 표정으로 나가는 것을 보면 보람을 느낍니다. 특히 들어올 때와 나갈 때 표정이 확연히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부부마다 약간씩 다르지만, 간혹 어떤 부부는 들어올 때부터 들어와서도 한참 동안 서로 눈도 안 마주치고, 말도 안 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러다가도 어느 순간 환하게 웃기도 하고, 나갈 때는 행복한 표정으로 나갑니다.

 

또 첫 주말에서 만났던 혹은 봉사하는 부부들끼리 모임을 자주해 끊임없이 부부관계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 참 감사함을 느낍니다. 다른 부부들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것을 알게 되면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었구나, 혹은 아까 실수에 대해 타박한 일은 결국 나를 위해 한 말이었구나’를 깨닫게 되는 것 말입니다. 이렇게 되면 아무래도 기분이 나쁘다가도 다시 누그러지게 됩니다.

 

dfsafdfdsf.PNG


Q 그동안 ME 대표부부 봉사를 통해 수많은 부부들을 만나왔는데,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일단 ME에 참여하고 싶은 부부는 결혼한 지 3년이 지나야 신청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가장 좋은 조건은 결혼한 지 5~10년 정도 된 부부에게 추천합니다. 또 마음으로 부부로서 정말 잘 살아보고 싶은 부부였으면 합니다.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주변 일에 대해선 투자하고 노력합니다. 부부관계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자동차를 비유한다면, 자동차를 오래 타다보면 기름이 떨어져 마침내 빨간불이 들어옵니다. 이때 적절하게기름을 채워 줘야 다시 자동차의 역할을 하게 됩니다. 부부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살다보면 어느 순간 빨간불이 들어오게 되는데 재충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시기적절하게 부부만을 위한 시간을 반드시 가져야 하는 것입니다.


ME 첫 주말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습니다. 홈페이지(www.mekorea.or.kr)를 통해 간단한 절차를 거친 후 신청하면 됩니다.


Q 사제로서 대표봉사를 역임하신 최준웅 바르나바 신부님께서도 수많은 부부들을 봐오시면서 특별히 느끼신 점 있으신가요?
세상을 아름답게 변화시키려면 부부가 먼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부부들이 변화되는 과정을 보면 나 역시 올바른 사제로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ME는 우선 세상을 변화시키자는 작은 운동에서 시작된 것이 굉장히 멋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부부들이나 사제도 마찬가지로 살다 보면 부부는 서로에게 소홀해지기도 하고, 사제들은 기도나 열심히 하면 되지 하는 답답함에 부딪히게 되는데, 이때 스스로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요즘 부부는 한 번의 결혼으로 60년을 함께 살게 되는데, 성당에서 받는 혼인강좌는 단 8시간에 불과합니다. 고작 8시간을 준비해 부부가 되는 것입니다. 그러니 부부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부부로 살아가니 당연히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겁니다. 대화의 방법론을 배우고, 티격태격 해도 싸우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필수라는 것이 증명됩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부부가 잘 사는 것이 결국 세상이 아름답게 바꾸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전글 윤지충 바오로
다음글 회칙 「생명의 복음」Ⅱ
      


TOP 위로가기
Copyright © 한국천주교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 All Rights Reserved.

04537 서울특별시 중구 명동길 80 (명동2가 1) 가톨릭회관 510호
전화 : 02) 777-2013 / 팩스 : 02) 778-7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