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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평신도
  • 2016년 가을 / 계간 53호
    병인순교 150주년 기념 특강: 병인순교와 현대사회의 평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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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인사] 150년 전 ‘병인년 순교’, 오늘도 삽니다
첨부 작성일 2016-10-21 조회 942

회장 인사말 150년 전 ‘병인년 순교’, 오늘도 삽니다
권길중 바오로 한국·서울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 회장
“모진 고난과 싸우며 주님을 보이신/ 굳센 믿음과 용기 우리게 전하소서. 신앙진리 증거하며 생명을 던지신/ 당신의 사랑과 증언 빗물로 부어주소서. 이 땅에 흘린 피가 꽃피고 열매 맺게/ 순교자 신앙고백 기리며 따르리라. (중략) 지금 여기서 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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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병인 순교 15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위의 글은 한국평협이 주최한 제10회 우리 성가 공모전에서 전수진 님이 작사, 작곡하여 우수상을 받은 ‘순교자의 고백’이라는 노래 가사 중 일부입니 다. 올해 성가 공모에는 두 가지를 강조했습니다. 하나는 병인 순교 1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서 순교자들의 영성을 오늘에 살 수 있는 내용에 한정한다는 것 입니다. 다른 하나는 가사와 곡의 일체성을 살리기 위해서 별도로 공모하지 않 고 하나로 묶어서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매년 두 차례 시행하고 있는 전후반기 연수도 ‘순교영성’과 ‘순교자 후손답 게 살겠습니다.’로 정하여 실시하였습니다. 전반기는 서울대교구 평협이 주관 하였습니다. 후반기 연수는 인천교구의 갑곶성지에서 병인순교 150주년을 기 념하여 ‘우리 교회의 현황과 평신도의 사명’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가졌습니다. 개막미사에서 정신철 주교님께서는 “어느 교회나 마찬가지지만 특히 우리 교 회에서 평신도들의 소명은 매우 큽니다. 신앙을 스스로 받아들이고 그 믿음을 위하여 목숨까지 바치신 분들의 후예답게 산다면 자비로우신 하느님께서 축복 해 주실 것을 믿습니다.”라고 격려해 주셨습니다. 주제를 발표해 주신 두 분 신 부님과 토론에 참여해 주신 분들뿐 아니라, 자리를 채워주신 모든 상임위원들 사이에는 성스러운 결의로 예수님의 불이 활활 타오른 듯했습니다.

이 불길은 우리 교회 안에만 머무를 것이 아닙니다 
지난 9월에는 우리나라 대표적인 종교인 7대 종단 평신도들이 함께 모여 워크숍을 했습니다. 각 종단에서 지금까지 전개해 온 ‘답게 살겠습니다’ 운동을 점검해 보고, 앞으로 전개해 나갈 방향을 찾는 것이 목적이었습니다. 저에게는 이와 같은 실용적인 목적 외에 잠재된 더 큰 목적 이 있었습니다. 이 모임은 이제까지 한 번도 시도 해 보지 않은 종교 간 평신도들의 대화입니다. 그 래서 서로 다른 종교의 평신도들끼리 만나서 진지 하게 대화하면서 더욱 화목하고 돈독한 분위기에 서 모든 절차가 진행되기를 바라는 욕심(?)입니다. 
첫날 첫 시간에는 주최자인 제가 이 워크숍의 문을 열어야 했습니다. 앞에 앉아 계신 분들은 전 국 각지에서 새벽같이 달려온 분들입니다. 말씨 도, 성장한 환경도, 믿는 종교와 신념도 서로 다른 분들입니다. 모이고 보니 연령대도 매우 다양했습 니다. 서로 다른 것이 너무 많은 작은 군중입니다. 어떻게 시작하는 것이 이분들 모두가 한마음이 되 어 정해진 일정에 맞추어 편안하게 지내면서 목적 에 도달할 수 있을까 걱정되었습니다. 이 워크숍 을 준비해 온 실행위원회에서 “원고를 미리 주었 으면 좋겠다.”는 요청이 있어서 이미 저의 이야기 는 배부해 드린 책자에 활자로 자리 잡고 있었습 니다. 저는 그 원고가 아닌 제 이야기를 했습니다. 

“최근의 보도에 의하면 우리 민요 아리랑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노래로 선정되었답니다. 누구나 즐겨 부르는 우리 민요 아리랑을 한자로 표기하면 ‘我理朗’이 됩니다. 즉 아리랑은 나(眞我) 를 알게 된 기쁨입니다. 유교에서 제1 원리로 삼 는 것이 나를 중시한다는 것입니다. 참된 자기를 찾기 위하여(爲己) 자기가 아닌 것들을 버리는(克己) 일입니다. 허위와 기만이 없는 진정한 자기를 찾 아 그 본연의 모습으로 복귀하는 것입니다. 퇴계 선생님은 ‘경연강의’에서 송나라 장횡거의 ‘서명’ 에 ‘나(吾)’라는 단어가 10회나 반복, 강조된 것을 말하면서 공자가 추구한 인(仁)을 이루기 위해서는 ‘모든 것이 나로부터 출발하지만 이웃을 사랑하고 측은하게 여기는 마음이 충만하게 넘쳐서 무엇을 말하고 듣든지 서로 공감하고 막힘이 없는 것을 말한다.’고 강조하십니다. 
한 가지 더 말씀드립니다. 어제 저는 충북 제 천의 청풍호를 다녀왔습니다. 제천에서는 청풍호, 단양에는 단양호, 충주에는 충주호가 각각 있습니 다. 그런데 모노레일을 타고 비봉산 정상에 올라 서 보았을 때 거기에는 단 한 줄기 남한강만 있고, 나누어진 어떤 호수도 없었습니다. 오늘부터 내일 까지 우리는 하느님의 눈으로만 상대를 보고 그분 의 말을 귀담아 듣기로 약속합니다. 그것만이 우 리가 여기에 온 유일한 목적인 것처럼 그렇게 살 기로 약속합시다. 사랑합니다.” 
그 진행과정과 결과를 보면서 저는 ‘하느님의 손길’을 느낀 참으로 아름다운 모임이라 생각되었 습니다. 어느 누구도 자신의 종교를 부각시켜 보 려는 시도조차 없었습니다. 마지막 문을 닫는 인 사를 하기 위해서 단상에 섰을 때는 모든 분들이 ‘천사’로 보일만큼 평화로운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 다. 각 종단에서 온 모든 대표들은 가득한 사랑을 느끼며 ‘답게 운동을 더 열정적으로 진행하겠다.’ 는 결의로 가득한 순간이었습니다. 모두가 기쁘고 만족한 모임이었습니다. 
이 모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부터 “두 사람이 나 세 사람이라도 내 이름으로 있는 곳에는 나도 함께 있겠다.”(마태 18,20 참조)고 약속하신 예수님을 모시고 준비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진행과정에서 도 우리 사이에 자기를 좀 더 드러내고 싶은 욕심 을 버릴 수 있었던 순교정신을 통해서 예수님께서 특별히 주신 선물이었을 것입니다.

이 많은 말들 속에 딱 한 마디만 살아있습니 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바탕으로 하느님을 더욱 공경하고 이웃을 사랑하 는 것, 150년 전의 순교가 교회 안에서만 그 뜻을 찾을 수 있는 닫힌 순교가 아니라 조선사회 전체 를 향한 열린 순교였듯이 지금 우리가 전개하는 ‘그리스도인답게 살겠습니다.’ 운동도 우리 사회에 활짝 열려있어야 한다는 말로 글을 정리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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