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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평신도
  • 2016년 겨울 / 계간 54호
    병인순교 150주년 기념 특강: 병인순교와 현대사회의 평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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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만남] 엘리사벳이 마리아를 맞이하는 마음으로
첨부 작성일 2018-03-20 조회 1076

평신도가 만난 평신도,

안상덕 다니엘 마산교구 평신도사도직협의회 회장

 

엘리사벳이 마리아를 맞이하는 마음으로

대담·정리 나권일 편집위원

 

한국평협 2016년 추계 상임위원회가 지난 11월 25~26일 마산가톨릭교육관에서 개최됐다. 마산평협의 봉사자들과 함께 1박 2일 동안 행사를 진행하면서 ‘준비’와 ‘겸손’의 모범을 보여주고 나눔을 실천해 주신 안상덕 다니엘 회장(59)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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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덕 다니엘 회장. 솔선수범하면서도 겸손한
그에게서 '신앙인답게' 살고 있는 평신도의 향기를
맡을 수 있었던 것은 큰 기쁨이었다.


한반도의 남동쪽 마산합포구 구산면 난포리. 봉화산 자락의 땅끝 언덕배기에 마산교구 신앙교육의 못자리인 마산가톨릭교육관이 자리 잡고 있다. 전망대에 올라 눈을 들면 왼쪽으로는 멀리 부산 신항만이, 정면으로는 거제도와 한산도가, 오른쪽으로는 통영의 넉넉한 바다가 바라다 보일 정도로 경관이 좋다. 크고 작은 섬들이 겹겹이 산맥을 이루듯 앞서거니 뒤서거니 눈앞에 이웃하고 있는 풍광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가슴이 상쾌하고 넉넉해진다.

안상덕 회장은 쉼과 묵상과 기도가 어우러지는 이곳 마산가톨릭교 육관에서 지난 이틀 동안 전국에서 찾아든 형제자매들을 맞이하는 친절한 봉사자이자 주인장으로서 작은 실수나 잡음 하나 없이 행사와 프로그램을 솜씨 좋게 이끌었다. 물 흐르듯이 조용하면서도 완벽하게 일을 진행해 가는 탁월한 능력을 보면서 어떤 생각과 품성으로 살아온 분일까 궁금해졌다. 바쁜 행사 틈틈이 안상덕 회장과 말씀을 나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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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석복·구한선·윤봉문·박대식·정찬문 등

마산교구 순교복자 5위를 기리는 홍보물.

 

 

●‘마산교구는 교세가 작고 신자수도 많지 않은 어려운 여건에서도 참 모범적으로 꾸려가고 있구나!’ 하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감사한 말씀입니다. 우리 마산교구는 고 김수환 추기경께서 초대 교구장으로 계셨던 소박하고 아름다운 교구입니다. 맑고 푸른 마산만과 넉넉한 지리산, 섬진강을 교구 안에 품고 있지요. 현재 마산·창원·진주·거제 등 4개 지구 73개 본당에 모두 18만 명의 신자들이 배기현 주교님의 인도로 신앙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쉬움도 있습니다. 우리 교구의 복음화율을 이야기할 때면 부끄러운 마음이 앞섭니다. 교세가 약하고 지역의 어려운 여건 때문에 인구 대비 복음화율은 7%, 주일 미사참례 인원은 18%에 그치고 있습니다. 그래서 마산평협에서는 ‘비전 1030 운동’ 즉 복음화율 10%, 주일 미사 참여율 30% 달성을 목표로 설정하고 적극 매진해 오고 있습니다.”

 

 

중제/ ‘비전 1030 복음화 운동’ 진행 중

●‘마산교구 평협에 대한 간략한 소개 말씀도 부탁드립니다.

“본당 대표와 교구 단체 대표, 전문성이 있는 위촉위원 등 임원 33명이 마산교구 평협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모든 위원들이 ‘평협人’ 으로서 적극 소통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부르심으로 선택을 받았다는 소명의식과 본당과 단체 모두가 참여하여 소통하고 공감할 수 있는 평신도운동의 환경을 만들기 위해 서로를 ‘평협人’으로 부르면서 칭찬하고 격려하고 있습니다. 특히 배기현 주교님께서 평신도가 교구 행사와 교회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많은 기회를 주고 계시기 때문에, 평협 담당사제인 황병석 파스칼 신부님 지도 아래 당면한 여러 교구 행사를 교구장님의 사목지표에 맞추어 완벽하게 준비하고 실행하는 일에 마음을 다하고 있습니다.”

 

아닌 게 아니라 안상덕 회장은 행사 진행의 ‘달인’ 소리를 듣기에 충분했다. 한국평협 상임위원들을 대상으로 마산평협을 소개할 때도 직접 작성하고 준비한 그래픽과 시청각 영상을 활용한 PPT 자료로 귀에 쏙쏙 들어오게 진행해 부러움을 샀다. 마산평협에서 오랫동안 기획위원장을 역임한 능력과 솜씨가 물고기가 물을 만난 듯 발휘된 것이었다. 지난해까지 마산평협 사무처장을 거쳐 수석부회장으로 일하다 지난 1월 30일 마산평협 정기총회에서 신임 회장으로 선출됐다고 했다. 특히 올해 4월, 마산 평협 담당사 제인 배기현 신부가 마산교구 주교로 서품되는 경사를 맞아 6월에 주교 착좌식을 준비하느라 정성을 기울였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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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평협 상임위원들 앞에 선 마산교구 평협 간부들. 사전 답사를

통해 참석자들의 동선을 미리 체크하는 등 철저한 준비와 섬세한 배려가 빛났다.

 

 

●평협 회장을 맡은 이후 주로 어떤 활동을 해 오셨는지, 주력했던 사업과 활동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가장 큰 행사는 역시 6월 8일 ‘제5대 마산교구장 배기현 콘스탄틴 주교 착좌식’을 전국의 주교단과 5,500명의 신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마산 체육관에서 성공적으로 마친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덕망이 있으시고 교구민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고 계시는 새 주교님을 보내주셨기에 저희는, ‘주교님께서 지고 가실 무거운 십자가를, 부족하지만 저희 18만 교구민들이 시몬이 되어 함께 지고 따르겠습니다.’라는 감사의 마음으로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또한 10월 30일에는 ‘교구설정 50주년 감사 미사’를 진주체육관에서 8,5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한 축제로 잘 진행했습니다. 더불어 50주년을 기념하는 순교자현양 칸타타, 교구 울뜨레야, 교구 연도대회 등 여러 행사도 잘 치렀습니다. 여기에 이미 계획돼 있던 마산평협 회장단 연수회, 자매결연 45주년 기념행사로 진행된 오스트리아 그라츠 교구 사절단의 마산 방문, 진해 웅천왜성에서 개최한 산상미사 등 올해는 크고 작은 여러 행사가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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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교구가 올해 교구 설정 50주년 특별 강연으로 개최한 ‘순교자의 딸 유섬이’ 특강. 내년 9월에는 ‘순교자의 딸 유섬이’ 공연을 개최할 예정이다.

 

 

평신도주일에 전 신자에게 떡 나누는 감동 맛봐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이었는지요?

“얼마 전 제49회 평신도주일(11월 13일)에 교구의 모든 신자들에게 떡 나누기 운동을 실천한 일입니다. 꼭 필요하지만 경제적으로 큰 지원이 필요하여 기도와 고민만 반복하는 중에 은인이 나타나 떡 나누기에 필요한 3,000만 원을 조건 없이 기탁해 주셨습니다. 제게는 정말 기적 같은 일이었습니다. 정말 감동적이고 자랑스러웠어요.” (안상덕 회장은 전국의 상임위원들에게 이 대목을 소개할 때도 그때의 감동을 잊지 못하는 듯 한동안 울컥하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번에 평협 추계 상임위원회를 준비한 안 회장과 한일문 수석부회장, 김정하 기획사무처장, 권춘옥 총무 국장 등 마산평협 간부들은 사전 답사를 통해 교통편과 참석자들의 이동 시간 등을 분 단위까지 계산하며 동선을 미리 체크하는 등 철저한 준비로 행사를 진행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 특히 강의실과 식당, 사랑방, 숙소 등 참석자들이 머무는 공간마다 성서 말씀과 묵상에 좋은 글귀를 적어놓는 등 ‘신앙인답게’ 섬세한 배려가 특히 빛났다. 깊은 정성의 흔적을 곳곳에서 발견한 상임위원들은 너도 나도 마산평협에 고마움을 표하는 말을 아끼지 않았다.


●행사 준비에 꼼꼼함과 배려가 돋보인다는 의견들입니다. 회장으로 봉사하면서 겪는 어려움들도 한둘이 아닐 텐데요?

“마산의 평협인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도와주시니 큰 어려움은 없습니다. 오히려 가장 큰 어려움은 바로 저 자신을 극복하고 활동의지를 담금질하는 일이었습니다. 사실 저는 부르심에 바로 응답하기보다는 직책을 피하려고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교구 레지아 단장 임기를 마치면서는 속으로 가족과 함께 여행이나 하고 조용히 신앙생활을 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때문에 교구 평협 사무처장과 수석부회장을 수행할 때에도 좀 더 적극적이지 못하고 소극적으로 참여하는 큰 죄를 지었습니다. 아마도 그 죄값으로 회장을 맡게 된 것 같습니다. (웃음)

 

그럼에도 마산 평협인들이 적극적으로 함께 참여해 주시고 힘과 용기를 심어주셔서 크게 고마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교구단체장님들과 본당 회장님들의 그 헌신적인 참여와 관심에 보답한다는 생각으로 주어진 소임을 실천하려고 고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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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탈하고 겸손하게 한국평협 상임위원들을 맞이하는 안상덕 회장.

 

 

레지오는 삶의 기도와 활동의 버팀목

 

안상덕 회장은 마산 구암동이 본당으로 교구 레지아 단장으로 오랫동안 봉사했다. 소탈하면서도 늘 웃는 표정과 친절이 몸에 배여 있어 마산평협에서 활동하는 분에게 여쭈었더니 자동차 딜러 일을 오랫동안 하면서 친화력과 겸손함, 소통 능력이 대단한 분이라고 했다. 기획 능력도 뛰어나고 특히 임직원 교육, 컨설팅 분야에서 발군의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고 한다. 

 

회장님께서 신앙을 갖게 된 이야기, 하느님을 만난 체험도 듣고 싶습니다.

“젊었을 때 친구의 권유로 성당을 찾게 되었어요. 그런데 그 친구는 정작 세상을 떠났고, 그 몫까지 열심히 한다는 생각으로 영세 후 바로 레지오를 시작했습니다. 지금까지도 레지오는 제 삶의 기도와 활동의 버팀목이 되고 있고요. 뒤늦게 사제의 꿈을 꾸면서 교회의 봉사활동과 자연스럽게 더 가까워질 수 있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사제의 꿈은 잃어버렸지만, 다양한 교육과 피정, 봉사활동에 열심히 참여하면서 어렴풋하게라도 하느님을 뵐 수 있는 기회들이 많았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일꾼’이라는 말을 좋아합니다. 왠지 성실해 보이고 착해 보이는 말입니다. 그래서인지 항상 큰 행사들이 제 옆에 있었습니다. 교구 레지아 단장 재임 중에는 레지오 50주년, 교구 평협 임원 때는 교구설정 40주년 행사, 마산교구 복자탄생 경축대회, 올해 마산평협 회장을 맡고 나서는 교구설정 50주년을 보냈습니다. 저는 참 일복이 많은 사람인 것 같습니다. (웃음)”

 

힘드실 때도 많으셨을 텐데요.

“교회 일 때문에 때때로 사회적으로 욕심을 포기할 때에는 속상하고 아쉬울 때도 있었지만 먼저 교회활동을 우선하는 성격인지라 지금까지도 교회 활동을 쉬지 않고 계속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하느님의 뜻일 수도 있고 하느님을 만난 체험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가장 두려워 하는 것이 활동에 빠져서 신앙심이 결핍될까 하는 것입니다. 아마도 주님께서 잘 지켜주시겠지요! 또한 제 가족이 모두 건강한 것도 감사한 일이고, 어머니를 비롯하여 동생가족들과 사돈과 사위까지도 복음의 기쁨을 함께 나눌 수 있음은 제게는 은총이며 하느님 체험이고 참 행복입니다. 교구장님의 사목 표어처럼 ‘사랑은 모든 것을 견디어냅니다.’를 늘 되새기고 실천하고자 애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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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가톨릭교육관 건물. 건축대상을 받았을 정도로 아름다워
휴양지의 고급 리조트를 방불케 한다.


이번 행사를 마치면서 안상덕 회장은 “그저 마리아를 맞이하는 엘리사벳의 마음으로 행사를 준비했다”며 참석자들에게 겸손해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단순히 이번 행사뿐만 아니라 신앙생활의 모든 일들을 그런 마음가짐과 행동으로 살아온 분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늘 그 자리에 있으면서도 크게 두드러지지 않는 사람, 솔선수범하면서도 겸손한 안상덕 다니엘 회장에게서 ‘신앙인답게’ 살고 있는 평신도의 향기를 맡을 수 있었던 것은 큰 기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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