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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평신도
  • 2017년 여름 / 계간 56호
    “함께 나누며 재미있게 사는 게 행복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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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만남] 평신도가 만난 평신도
첨부 작성일 2018-03-18 조회 1287

평신도가 만난 평신도,

신동주 야고보 원주교구 평신도사도직협의회 회장

 

“함께 나누며 재미있게 사는 게 행복이죠”

 

대담·정리 나권일 편집위원

 

신동주 야고보 원주교구 평협 회장의 초대로 지난 5월 21일 강원도 원주를 방문했다. 처음 만난 낯선 형제에게 사랑을 나누고 베풀어주신 원주 교구 평협 임원들과 봉사자분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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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모성월이자 부활 제6주일인 5월 21일, 원주시 치악로 단구동성당(주임 신동민 베드로 신부)을 찾았다. 널따란 마당을 지나 성전 앞에 이르자 신동주 야고보(62세), 원주평협 회장과 도호병 요셉 사무국장(55세)이 반가운 얼굴로 악수를 청했다. “오늘 우리 평협 임원들이 행사장 여기저기 들러야 할 데가 많아요. 공기 좋은데 왔으니 봄나들이 왔다고 생각하고, 저녁까지 먹고 느지막이 가요.” 굵직하면서도 담백한 목소리의 신동주 회장이 사람 좋은 웃음으로 환영해 주셨다.

 

원주평협 임원들과 함께 교중미사를 참례한 후 성전 마당에서 묵주를 쥐고 계시던 신 회장의 모친 김송학 안나(88세) 님과 인사를 나누었다. 백발이 성성한데도 푸근하고 밝고 인자함이 넘치시는 자매님이셨다. 성모님처럼 자애로우셨다.

 

집안의 장남인 신 회장은 모친의 인도로 강원도 횡성성당에서 세례를 받았다고 했다. 원주로 이사 와서 단구동성당과 원동성당을 오가며 오랫동안 신앙 생활을 했는데, 몇 년 전 원주교구에서 구역정리를 단행하면서 단구동이 본당이 됐단다. 본당에서는 빈첸시오 활동을 오래했는데, 지금도 매주 목요일마다 있는 빈첸시오회 모임 때는 빠지지 않고 참석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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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주 회장의 본당인 원주 단구동성당

 

 

원주평협은 언제 시작되었고,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요?

“우리 원주평협은 1969년 12월 창립한 ‘원주교구 사목위원회’에 그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초대 회장인 장화순 베드로는 원주교구 평신도 운동에 큰 영향을 끼친 무위당 장일순 선생의 동생이 되십니다. 원주교구 사목위원회는 1977년 3월에 원주교구 평신도사도직협의회(평협)로 이름을 바꾸어 김용연 요한 회장이 4대 회장을 맡게 됩니다. 저는 지난해부터 회장직을 맡고 있는데, 제가 31대 원주교구 평협 회장입니다.

 

현재 부회장은 모두 네 분이신데, 엄윤호 보니파시오 수석부회장, 박종섭 힐라리오 부회장, 정기준 파비아노 부회장 이 세 분에다 이상분 율리안나 교구 여성연합회장이 당연직 부회장으로 평협에 참여하고 계십니다. 원주교구 빈첸시오회 등 11개 위원회 위원장과 감사, 총무위원장, 청년위원장 등 사무국 봉사자들을 포함해 총 31명이 현재 원주평협의 봉사자들입니다.”

 

 

봉사자들끼리 가족처럼 형제애 나눠

오늘 보니 아주 정겹고 가족적인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잘 보셨습니다. 우리 원주교구는 다른 교구에 비해 규모가 작아요. 교구에 모두 50개 성당이 있습니다. 작은 교구에서 대부분 어릴 때부터 알고 지낸 사이라 ‘형님, 동생’ 하며 지냅니다. 여기 도호병 사무국장만 하더라도 제가 일했던 진광고등학교에서 같이 근무했습니다. (옆자리에 있던 도 사무국장은 ‘회장님이 제 큰형님 친구 되신다. 그래서 꼼짝 못한다.’며 웃었다.) 엄윤호 수석부회장은 반곡동성당, 도호병 사무국장은 봉산동성당, 저는 단구동성당, 이렇게 본당은 각기 다르지만 오늘처럼 행사가 있을 때는 함께 모여 미사를 보고 함께 움직이죠. 동네 사람 만나듯 자주 보니 친형제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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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주평협 임원진, (왼쪽부터 이대환 빈첸시오회 회장, 엄윤호 수석부 회장, 신동주 회장, 도호병 사무국장)


원주평협 자랑 좀 더 해주세요.
“담당사제인 신동걸 바오로 신부(원주교구 복음화사목국장)님이 아주 열성적으로 원주평협을 지도해 주고 계십니다. 제 본당신부님이 바오로 신부님의 친동생이 되십니다. 막내 동생인 신동영 신부님도 관설동본당에서 사목하고 계시고요. 그러니까 삼형제가 모두 사제의 길을 걷고 계시는 겁니다. 저는 평협 지도신부님에, 본당 지도신부님에, 아주 은총을 세게 받고 있지요.(웃음).

원주평협의 또 다른 자랑이라면, 역대 회장단 모임인 ‘다니엘회’가 아주 활성화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두 달에 한 번은 정기적으로 모시고 간담회를 갖고 있는데요,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자문을 구하면 늘 해결책을 주십니다. 원주평협은 다른 어느 교구 평협 봉사자들 못지않게 인정이 많고, 아주 탄탄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다만 어려운 점이 있다면, 지리적인 여건 때문에 이동과 교류가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원주시와 삼척시, 태백시, 동해시 일부와 영월군, 정선군, 평창군, 횡성군 지역과 충북 제천시, 단양군을 관할지역으로 하는데, 지리적으로 동과 서로 나누어져 있어서 자주 교류를 하기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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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평협 회장 모임인 다니엘회 회합을 마치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맨 오른쪽이 김지석 전 원주교구장.

 

 

원주평협은 매월 셋째 주 금요일에 정기 월례회를 개최한다. 평협 임원진과 제 단체 임원들이 참석해 매달 예정된 중요한 일들을 논의해 결정한다고 했다. 최근 1~2년 사이에 원주교구에는 큰 행사가 많았다. 2015년은 원주교구 설정 50주년이었다. 크고 작은 행사를 준비하고 진행하느라 평협 봉사자들의 수고가 많았다고 했다. 지난해는 제3대 원주교구장에 조규만 바실리오 주교님이 부임, 착좌식 준비로 애를 많이 썼다고 했다.

 

“큰일이 있을 때 평협의 선배 회장님들과 임직원, 봉사자 분들의 도움이 컸습니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지 않아도 미리 다 알아서 한마음 한뜻으로 도와주시기에 회장인 저로서는 좋은 분들을 만나 큰 어려움 없이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신 회장 등 임원진과 점심을 먹은 뒤 민족화해위원회 주관으로 ‘제3회 통일의 노래 평화의 울림 북한이 탈주민 노래자랑’이 열리는 명륜동성당으로 향했다. 이호용 스테파노 명륜동본당 주임신부가 마이크를 잡고, “이 자리가 남과 북이 희망이 자라게 하고 봄이 오는, 남북관계가 풀리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고 격려 하자 참석한 주민들도 “고향 생각이 난다.”며 “오랜만에 담소도 나누고 노래자랑 하는 즐거운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오후 내내 노랫가락과 어깨춤이 어우러지는 흥겨운 무대가 펼쳐졌다.

 

신동주 회장은 “이렇게 즐거운 모습을 보면, 우리 민족이 흥이 많다는 게 확실히 느껴집니다. 노래만 흘러나오면 춤과 흥이 저절로 나와요.” 하며 즐거워했다. 원주교구 민족화해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종섭 힐라리오 평협 부회장도 이날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함께 격려했다.

 

“평협 차원에서 회장단이 이렇게 와서 참석해 주면 주최하는 분들도 많이 힘이 나죠. 오늘처럼 교구 및 산하 단체의 이런저런 행사에 동참하다 보면 정말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르게 금방 흘러갑니다.(웃음)”

 

 

기도학교(피정의 집) 건립에 한마음 모아

원주평협은 올해 상반기에 어떤 활동을 해왔는지요?

“올해 원주평협은 조규만 교구장님의 사목표어인 ‘하느님의 은총에 응답하는 신앙의 해’에 충실하고자 애쓰고 있습니다. 원주교구에는 최양업 토마스 신부님의 묘소가 원주교구의 배론성지 뒷산에 조성돼 있는데요, 가경자(可敬者) 선포 1주년을 맞아 지난 4월 22일, 제천의 박달재 자연휴양림 입구에서 배론성지까지 6킬로미터 길을 400여 명의 신자들과 도보로 순례했습니다. 최 신부님의 시복시성을 기원하는 마음으로 묵주기도를 바치는 여정을 무사히 잘 치렀습니다.

 

4월 26일에는 배론 최양업 신부 기념 대성당에서 성 김대건성가단이 연주하는 오라토리오 ‘최양업, 사랑의 사도여!’ 공연이 있었습니다. 공연이 끝난 뒤에는 전임 교구장 김지석 야고보 주교님 주례로 최양업 신부 가경자 선포 1주년 기념 미사를 성대하게 봉헌했고요. 행사는 교구 차원에서 했지만 실무 진행은 우리 평협에서 맡아서 준비했지요. 2년 전, 교구 설정 50주년 준비위원회 구성 경험이 있어서 큰 행사도 이제 어려움이 없이 잘 치를 수 있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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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7일 원주교구장 조규만 바실리오 주교와 함께한 원주평협 신년하례회.

 

 

하반기에는 어떤 일들이 예정되어 있는지요?

“8월에 평협 임원진과 제 단체 임원들이 연수를 겸해 성지순례를 다녀올 예정입니다. 지난해는 하루 일정으로 다녀왔는데, 이번에는 1박 2일 성지순례 겸 연수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40여 명쯤 참여할 것 같아요. 10월에는 교구 원로사제들을 방문하는 행사가 있고요, 12월에도 평협 및 제 단체 임원 피정이 있습니다. 평협 회장으로서 저는 오늘처럼 친교를 나누고 평협 차원의 행사와 교구 및 산하 제 단체 행사에 적극 동참하고 지원하는 데 평협 활동의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교구장께서 부임한 후 첫 번째 중요사업인 ‘은총의 성모마리아 기도학교’(피정의 집) 건립에 힘을 모으는 일입니다. 원주 교구가 그동안 대규모 교육이나 피정을 할 만한 장소가 없어서 애로사항이 있었습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교구장님께서 기도학교 건립을 주문하셔서 온 신자들이 성금을 모아 내년 말까지 배론성지에 기도학교를 완공할 예정입니다. 본당마다 모금액을 배정하고 가정마다 모금액을 신립해 주일마다 기도를 바치며 마음을 하나로 모아가고 있습니다.”

 

오후 3시, 신동주 회장과 엄윤호 부회장, 도호병 사무국장은 원주교구 청년사목국 주최로 청년연합회 체육대회가 열리는 ‘천사들의 집’을 찾았다. 푸른 잔디밭과 신록의 나무들이 우거진 아늑한 숲속에서 체육대회 행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작은 교구이기 때문에 여러 단체들의 크고 작은 행사 때는 이처럼 서로 이웃 동네 나들이하듯 서로 참여하고 격려하고 있다고 했다. 행사를 주최하는 청년사목국 양희정 신부, 행사장을 찾은 이대환 원주교구 빈첸시오회 회장과도 인사를 시켜주셨다. 신 회장은 “원주평협의 좋은 점은 무엇보다 가족처럼 형제애를 나누고 산다는 것입니다. 정말 신자이기 전에 형제처럼 재미있게 지내기 때문에 무슨 일을 하더라도 얘기도 잘되고 편해요.”하며 신 회장이 평협 임원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주일 하루의 일정이 끝나자 신동주 회장은 행사장을 떠나 맑은 공기를 쐬며 저녁을 같이 하자고 원주시 판부면 용수골로 이끌었다. 용수골에는 전임 원주 교구장인 김지석 주교가 은퇴해 살고 계신다. 신 회장 등 평협 임원들이 마을 어르신을 뵙듯 김 주교님을 찾아 정겹게 인사를 드린 뒤 물러나왔다. 풍광 좋은 곳에 자리 잡고 저녁식사를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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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자랑 행사에 참석해 격려하고 박수치는 신동주 회장(왼쪽).

 

 

1990년부터 평협 활동하며 봉사해

그런데, 평협 활동은 어떻게 시작하신 거예요.

“제가 일복이 있는 것 같아요. 원주교구 설정 25주년 그때가 제가 원동주교좌성당을 다닐 무렵인데, 새파란 나이 30대 중반에 뭔지도 모르고 평협 임원을 했어요. 그러다가 세월이 흘러 ‘이제 내가 조금 나이를 먹었구나.’ 생각이 드는데 어느새 원주교구 설정 50주년 행사를 준비하고 있더라고요. 사명감이나 그런 것보다 정말 어쩌다보니 여기까지 왔어요.(웃음) 회장이지만 저는 아무것도 보여줄 게 없어요. 우리 평협 임원들, 이렇게 도와주시는 분들이 계시니까 제가 회장직을 잘 수행하고 있는 것뿐이죠.

 

옆에 와 있는 우리 백정현 청년위원장은 일당백이에요. 평협 일을 하면서 못하는 게 없어요. 꽃 중의 꽃이에요. 박종섭 힐라리오 부회장은 용수골 후리사공소 회장이신데, 아침마다 경당에서 은퇴주교님이 집전하시는 미사에 참여하는 은혜를 입고 있지요. 아마도 한국에서 가장 행복한 공소회장일 거예요.(웃음) 여기 우리 엄윤호 수석부회장은 진짜 저하고 찰떡궁합이에요. 너무 존경하고 좋아서 나중에 사돈을 맺기로 했는데, 글쎄 엄 부회장이 먼저 약속을 어겼어요. 어느 날 제게 청첩장을 주더라고요. 세상에 믿었다가 당했어요.(웃음)”


회장님께서 평협 활동을 통해 얻는 보람은 무엇인지요?

“보시다시피 이런 재미죠. 성당 다니는 사람들끼리 친형제처럼 친하게 지내고, 서로 도와가며 재미있게 사는 것이죠. 사실 나는 자랑할 것도, 내세울 것도 없어요. 친형제 같은 동생들이, 형님들이 나를 도와줘서 이렇게 사는 거예요. 그러니 글을 쓰실 때도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오늘 보고 들은 것만 쓰세요.(웃음)”

 

원주평협 회원들과 오롯이 하루를 함께했다. 평신도와 평신도가 만나 소중하고 귀한 나눔의 시간이 되었다. 평신도들이 사는 행복이 이것이 아닐까. 가진 것을 함께 나누며 재미있게 사는 것. 그것이 행복일 것이다. “산골에 와서 좋은 공기 마시고 싶을 때는 언제든지 원주평협으로 오세요.” 신동주 회장이 큰형님다운 호탕한 웃음으로 배웅했다. 봄바람에 용수골 길가의 개양귀비 꽃들이 흔들렸다.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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