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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평신도
  • 2019년 여름 / 계간 64호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교회에 주어진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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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특집] 평신도가 본 대전교구 시노드
첨부 작성일 2019-06-14 조회 456

대전교구 시노드

 

평신도가 본 대전교구 시노드


오만진 아가비도 / 전 천주교 대전교구 평협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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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후반의 우리 조선 사회는 신분제도로 인해 차별받고 무시당하며 생활하는 백성들이 너무나 많았다. 이때에 천주교의 평등사상은 서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을 수 있게 되었으며 최신 서양문물과 신앙을 받아들이기 위하여 이승훈은 1784년 중국에 들어가 예수회의 그라몽 신부로부터 세례를 받고 『천주실의』를 비롯한 많은 서적들을 가지고 조선으로 들어오게 된다.

1784년 조선의 천주교는 서울 수표교 부근에 교회가 최초로 설립됨으로써 점차 우리 신앙의 고향인 충청도 내포지역에 전래되어 여사울에 신앙공동체를 형성하면서 솔뫼, 당진, 청양 등지에 교우촌을 이루며 신앙생활을 해왔다. 당시 조선은 유교 중심 사회에서 조상의 제사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를 천주교에서는 금지함으로써 박해가 일어나 많은 신자들이 신앙을 지키기 위한 순교의 길을 택하게 되었다. 이로써 우리 대전교구는 전국에서 제일 많은 순교자와 신앙의 고향인 성지를 많이 가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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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노드 폐막미사 입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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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노드 유공자 시상

오늘의 대전교구는 1948년 서울대목구로부터 대전지목구로 분리되면서 파리외방전교회의 라리보 아드리아노 주교님께서 교구장 서리를 맡게 되었다. 분리 당시의 교세는 성직자 19명, 신자 수 1만 8천명, 성당 13개로 매우 빈약하였으나 1958년 대전대목구로 된 데 이어 다시 1962년 대전교구로 승격되었고 교구장에 황민성 베드로 주교님, 경갑룡 요셉 주교님이 맡아 오셨고 현재는 유흥식 라자로 주교님께서 열정적인 사목활동을 하고 계신다.

현재는 신앙의 못자리인 내포 지역을 포함한 대전과 충청남도 지역, 세종특별자치시를 관할구역으로 관리, 운영되고 있다. 또한, 교구는 현재 성직자 383명, 신자 33만 명, 본당 수 144개인 교구로 장족의 발전을 거듭하여 오면서 성장할 수 있었다. 이는 교구 설립 이후 70년 동안 주님이 보시기에 좋은 신앙공동체를 만들기 위하여 신부님을 비롯한 수도자, 평신도들의 기도와 희생, 봉사로 이루어진 결과이며 주님의 특별한 은총이 함께 하셨기에 가능하였으므로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

현재의 우리나라는 1960년대 급속한 경제발전과 더불어 지구상에 가난하기 이를 데 없는 나라에서 무역대국이 되어 잘사는 나라로 발돋움하게 되었고 사회의 모든 분야에 눈부신 발전과 국민들의 생활수준과 삶의 질이 높아져 왔다. 이와 같이 경제와 생활수준은 상승하였으나 우리 사회는 고도의 개인주의와 물질만능주의의 만연으로 훈훈한 정이 메말라 가고 각박해지는 세상이 되어 가는 것 같고 교회가 세속화되어 가는 부분도 있어 한편 서글퍼지기도 한다. 우리 천주교회도 경제발전과 병행하여 교세 또한 외적으로 많이 성장하였다. 다른 나라 신자들의 도움을 받던 교회 에서 이제는 어려운 나라를 도와주는 교회로 성장할 수 있어 보람을 느끼고 있다.


대전교구 유 라자로 교구장님께서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권고 『복음의 기쁨』과 우리 교구 정체성의 뿌리인 순교영성을 나침반으로 삼으시어 교구민 모두가 마음을 모아 주어진 과제를 해결하시고자 2015년 12월 8일 ‘한국 교회의 수호자 원죄 없이 잉태되신 동정마리아 대축일’에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선포하신 ‘자비의 희년’ 시작과 함께 대전교구 시노드 개최를 선포하셨다.

시노드 회의 발족과 동시에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로 구성된 기초위원 24명을 임명하셨으며 필자도 기초위원의 일원으로 참여할 수 있는 영광을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평신도로서 시노드에 대한 기초 지식이 전무한 상태에서 위원의 소임을 다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앞서 사양하였으나 시노드 전반에 대하여 배워가며 회의를 진행한다는 말에 용기를 얻어 부족하지만 기쁜 마음으로 참여하게 되었다.


우선 시노드(라틴어:Synodus, 영어:Synod)란 사전적 의미로는 ‘대의원회의’로서 그리스어로 ‘함께 걸어감’이라는 뜻을 갖는다. 교회법에서는 “교구 대의원 회의는 교구 공동체 전체의 선익을 위하여 규범에 따라 교구장에게 도움을 제공하는 개별교회의 선발된 사제들과 그리스도교 신자들의 회합이다.”라고 정의하고 있다. 초대교회 이래 교회의 당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함께 모여 토론하고 결정하던 사제단 회의가 모태가 되어 공의회와 동의어로 사용되다가 13세기 이후 공의회는 의결권을 행사하는 상급교회회의와 공의회의 결정을 각 교구에서 구체화시키고 실천하는 교구 차원의 회의인 시노드와 구분해서 사용하게 되었다. 현재는 교회 안에 중요한 문제가 있을 때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개최하는 교구장 자문기구의 성격을 띤 회의이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1962~1965) 이후 주교 시노드를 상설기구로 설치하면서 교구 시노드와 주교 시노드로 나누어지면서 교구 시노드는 성직자 중심에서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가 함께 참여하는 회의 형태로 발전하였다. 공의회 이후 교회는 세상 위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세상 속의 교회와 함께하는 것으로 인식이 바뀌게 되었으며 한국 교회는 특히 많은 영향을 받아 내적으로나 외적으로 큰 변화를 가져오게 되었다. 미사 전례 방법의 변화는 물론 평신도의 중요성을 재인식하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우리 교구 시노드는 주제 성구를 “저마다 받은 은사에 따라 서로를 위하여 봉사하십시오.”로 선택하고 기초단계, 준비단계, 본 회의단계 순으로 진행했으며 각 단계에서 위촉된 위원은 성직자와 평신도 간에 동등한 자격으로 자기 의견을 개진하고 경청하면서 소임을 다하려고 노력하였다. 그러나 우리 평신도들은 그동안 교회 내에서 대부분 수직적으로 활동하는 데에 익숙하였기 때문에 회의 처음에는 회의 진행이나 발언에 주저도 하였으나 자기 주장을 명확하게 발표하고 효율적이면서 도 자유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회의가 진행되었다.



기초단계(2015. 12. 8.~2016. 6)에서는 위원장 주교님을 포함한 성직자 14명, 수도자와 선교사 2명, 평신도 9명이 여러 차례의 회의를 거치면서 준비단계에서 필요한 자료를 수집하고 다른 교구 사례를 검토하여 우리 교구에 걸맞은 방법을 연구함과 동시에 전체 진행 계획을 수립하였다.



준비단계(2016. 7~2017. 하반기)에서는 사제 64명, 수도자 20명, 평신도 44명으로 구성된 준비 위원 128명이 성직자 분과, 수도자 분과, 평신도 분과, 전례 분과, 신심활동 분과, 본당사목 분과, 가정생명 분과, 교회운영 분과, 사회복음화 분과로 나누어 활동하였으며 각 본당에는 별도의 위원회를 구성하여 진행하였다. 각 분과에는 1개월 에 2~3차례의 회의를 하면서 교회의 현실을 진단하기 위하여 성직자, 수도자, 신학생, 평신도, 사무장 등을 대상으로 인식조사를 실시하였다.

 

교구 내의 134개 본당을 대상으로 한 그룹 46개 본당은 모든 신자를 대상으로 의식을 조사하고, 한 그룹 44개 본당은 쉬는 교우를 대상으로 서면이나 방문을 통하여 조사가 이루어졌으며, 한 그룹은 교구 내 기관을 포함한 44개 본당에서 주임신부님과 모든 신자가 참여한 가운데 본당의 모든 문제에 대하여 허심탄회하게 토론하고 발언하여 교회의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하여 진지하게 논의하고 진단하였다. 교회 내에서 성직자와 수도자, 평신도들이 교회의 문제를 대등한 위치에서 함께 토의해 본 경험이 없는 평신도로서는 어리둥절하기도 하였다.


아마도 우리나라 가톨릭 역사상 이렇게 대단위로 대상자별로 설문을 통하여 의식을 조사하고 각 본당에서 현실을 진단한 것은 대전교구가 유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준비기간에 설문조사를 통하여 얻어진 자료들은 시노드 의제를 선정하는 데 기초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미래의 우리 교회의 사목방향이나 교회를 운영하는 데 있어 소중하게 쓰이고 귀중한 연구 자료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특히, 신자들의 미사 참여율이 떨어지고 여러 이유로 본당에서 소재 파악 및 교적 관리가 어려운 상황에서 쉬는 교우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각 본당의 시노드 위원들의 적극적인 활동으로 설문조사 응답률이 매우 높았다. 이 자료들은 쉬는 교우들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고 이들을 다시 교회로 돌아오게 하고 쉬는 교우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근본적인 사목대책을 수립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본 회의단계(2017. 12. 8.~2019. 4. 27.)에서는 시노드 의제로 ‘순교를 바탕으로 한 사제, 평신도’로 정하고 사제 261명, 수도자 44명, 각 본당에서 사목회장을 비롯한 평신도 대표 530명의 대의원이 사제 3분과에 4팀, 평신도 3분과에 4팀으로 나누어 의안 집을 토대로 하여 9차례의 분과회의와 5차례의 전체대의원 총회를 개최하면서 교구장님께 보낼 건의안을 토의, 발표하고 확정하였다. 또한, 여러 차례의 중앙위원회와 수시로 분과별 임원회의를 하면서 분과별 의제의 조정과 회의의 합리적인 운용을 모색하였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사제의 쇄신 없이는 교회의 쇄신이 없다.”라고 말씀하셨는데 많은 신자들 또한 교회에서 사제가 변화하면 교회가 변화한다는 의견을 많이 개진하였다. 특히, 사제분과의 한 팀은 사제들만으로 구성하여 스스로 성찰하고 변화하는 사회에 대응하기 위한 고뇌에 찬 개선 방안을 제안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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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노드에 참가한 사제, 수도자, 평신도


본회의 대의원회의는 사제분과에서는 사제직과 영성 생활, 사제직무, 사제직무와 성소계발에 대하여 건의안을 작성하였고 평신도분과에서는 평신도의 신원과 사명, 신앙공동체인 가정과 평신도, 교회 공동체와 평신도, 세상 속의 그리스도인에 대하여 건의안을 확정하여 본회의 의장이신 유 라자로 교구장님에게 최종 문헌을 봉정하였다.



교구장님께서는 2019년 4월 27일 솔뫼성지의 시노드 폐막미사 중 최종 문헌에서 건의안에 대한 응답으로 1) 사제와 평생교육 2) 소통과 친교성직자국 신설 3) 소공동체 교육 4) 사목연구소 설치와 교구 사목지침서 5) 가난한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교회에 대하여 자세히 언급하시고 모든 건의안을 앞으로 교구 사목의 여정에 이정표로 삼을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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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폐막미사에 일어난 해무리


폐막미사 중 교구 장님의 최종 문헌 발표 후에 갑자기 하늘에서 해무리가 일어나는 것을 보고 미사에 참여한 3,000여 명의 신자들이 환호하 였다. 맑은 날씨에 해 무리가 일어나는 것을 필자는 본 적이 없다. 미사 중의 해무리가 시노드 3년 5개월이라는 긴 여정 속에서 각 성당의 매일미사에서 시노드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하면서 바친 신자들의 정성 어린 기도에 대한 하느님의 응답인 것 같아 우리 모두는 기뻐하였다.


대전교구 시노드를 통하여 얻어진 모든 건의안들이 유용하게 활용되어 하느님 뜻에 맞는 교구 공동체로 다시 태어나는 데 길잡이가 되기를 소망하면서 끝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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