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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년 여름 / 계간 6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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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야기] 힐라리오
첨부 작성일 2019-06-16 조회 398

주보성인과 나

 

힐라리오


노희석 힐라리오 / 메트로노 치과의원 원장, 서울대학교 치의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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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세례를 받았습니다. 그때가 언제쯤인지도, 어둑한 새벽인지 저녁인지도 기억이 잘 나지 않습니다. 누군가 의자에 올라 저를 안아들고 키가 큰 외국인 신부님 얼굴 앞에 제 얼굴을 눈높이에 맞춰주셨습니다. 얼굴에 물을 뿌린 기억이 나고 저는 무서워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죠. 그게 제가 ‘힐라리오’라는 세례명을 갖게 된 유아세례 순간이었고 그 이후 저는 ‘힐라리오’가 누군지도, 사실 세례명이 뭔지도 모른 채 가족 친척들이 불러주는 그 이름 ‘힐라리오’가 되었습니다. 제 생일이 1월 13일입니다. 힐라리오 성인의 축일이 같은 날이라 그냥 붙여졌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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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힐라리오 성인의 서품(출처: BestLatin.net)


지금 제 아내 안나와 결혼하기 위해 그간 27년을 담 쌓고 살았던 성당에 다시 가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첫 영성체 교리를 다시 받기 위해 명동 성당에 무작정 가서 교리를 신청하고 6개월간 열심히 교리를 듣고 드디어 첫 영성체를 하던 순간 솟구치던 감격의 눈물을 잊을 수 없습니다. 그렇게 견진성사도 하고 지금은 대자 5명을 두었습니다. 성당에 나가 봉사도 하며 냉담 중이시던 부모님을 다시 성당으로 이끌어 열심한 신자로 만들었습니다.



제 세례명인 힐라리오. 생소하고 들어보기 어려운 성인입니다. 이제까지 교회생활을 하며 한 두 명 정도 본 듯하고요. 저는 ‘힐라리오’ 성인이 오랜 냉담 후 돌아온 성인인 줄 잘못 알고 있었습니다. 유아세례 이후 오랜 냉담을 풀고 나이 서른이 넘어서 첫 영성체를 받고 가톨릭으로 복귀한 저와 비슷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힐라리오 성인은 320년경 갈리아(오늘날 프랑스의 푸아티에)시에서 태어나셨습니다. 양친은 그 나라의 귀족이었지만 이교도였답니다. 힐라리오 성인은 마음이 곧은 분이라 일찍이 이교의 허무함과 이성(理性)에 배치됨을 깨닫고 진심으로 진리를 찾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열심히 그리스도교를 연구하기 시작했는데 이것이야말로 자기가 오랫동안 동경하며 구하고 있던 종교라는 것을 확신하여, 마침내 세례를 받고 거룩한 신앙심에 북받쳐 그리스도교적 완덕에만 진력하게 되었다는군요.


푸아티에 시(市)의 주교께서 서거하시자 그는 주교의 후계자로의 최상의 적임자로 인정받아 주교가 되었습니다.


이단자들은 힐라리오 주교를 자기편에 끌어들이려고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성 힐라리오 주교의 신앙은 단호하였습니다. 이단자들의 위협이나 감언이설은 끝내 성공을 못 하고 말았다죠.


결국 그는 모함을 받아 소아시아로 추방됐습니다. 그 당시 소아시아는 거의 전부 이단인들에게 침범당하고 있었으나 모든 기회를 이용해 이 단자들과 논쟁하고 그의 본래의 웅변과 학식으로써 바른 도리를 설명했습니다. 결국 힐라리오 주교는 오랜만에 임지인 푸아티에시에 돌아왔고 또다시 이단의 소멸에 노력해 갈리아 전토를 이 단에서 구출하는 데 성공합니다. 이제는 교회 내의 규율을 확립하고 신앙심의 부흥에 착수합니다. 교회는 갱생의 활기가 충만해 갈리아 사람들은 성 힐라리오 주교의 불굴의 노력으로 굳은 신앙을 얻게 되었고 그 이후로 아리우스의 이단도 자취를 감추어 버리게 됩니다.


힐라리오는 366년 1월 13일 선종을 하십니다. 교회는 다만 그를 성인으로 공경할 뿐 아니라 1851년에 교회 박사라는 극히 드문 칭호까지 붙여주게 되었답니다.



저의 직업은 치과의사입니다. 올해로 개업 11년 차가 되었습니다. 모교인 서울대학교에서 수업도 하는 겸임교수이기도 합니다.


병원에 오신 분들께 항상 거짓 없이 진실을 얘기하고 그분들이 진실로 편안하게 불편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항상 제가 하느님의 뜻을 따라 살도록 겨자씨만 한 믿음이라도 키울 수 있게 해달라고 매일 기도합니다.


어쩌면 제가 ‘힐라리오’라는 세례명을 받은 그 어린 시절 세례 받던 날부터 저는 그분의 모습을 따르고자 은연중에 노력하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제가 그렇듯 우린 우리가 가진 세례명에 책임 지고 살아가도록 무의식중에도 마음가짐을 굳게 하고 있을 겁니다. 그게 우리에게 부여된 세례명의 역할일 것이라 생각됩니다.


우리가 주님을 따르는 한 세례명은 우리 이름에 굳게 자리 잡은 우리의 일부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되기를……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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