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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평신도
  • 2019년 겨울 / 계간 6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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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야기] 아름다운 동행하는 산우회
첨부 작성일 2019-11-30 조회 223

인터뷰

 

아름다운 동행하는 산우회



인터뷰 : 아름다운 동행하는 산우회 김득남 라파엘   대담·정리: 최태교 편집위원





◈아름다운 동행하는 산우회(이하 ‘아동산회’의 출범 계기에 대하여 소개 부탁드립니다.


10명의 고등학교 친구 모임이 있었습니다. 그 중 한 친구가 2003년 12월 암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동안 우리 자신들만을 위한 모임으로 애경사나 월례 모임으로 일상적인 평범한 모임이었지만 친구의 죽음을 기리며 무엇인가 타인을 위한, 이웃을 위한 뜻있는 모임이 되도록 승화시켜 보자는 의견이 모아졌습니다.


강남복지관 사회복지과를 찾아가서 강남구 내 복지기관 명단을 받아 우리에게 적합한 곳을 선정한 곳이 하상장애인복지관이었습니다. 제가 천주교 신자이고 하상복지관 내 서울가톨릭시각장애 인선교회(이하 ‘선교회’)가 있어 2004년 3월 20일 선교회 소속 시각장애인 레지오 마리애 단원 6분과 저희 친구 9명이 첫 모임으로 대모산을 다녀왔습니다. 시각장애인은 도우미가 없으면 운동하기가 불편하므로 그들의 눈이 되어주고 친구가 되어주면 좋겠다고 생각하여 시작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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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산자연도시공원(서대문구)에서 봄 기운을 느끼며 테크 길 위에서




◈조직과 주요 활동에 대하여 알려주십시오.

시각장애인팀을 장애인팀이라고 하지 않고 ‘아름다운팀’(이하 ‘아팀’)이라고 합니다. 지금까지 등록된 분이 270여 분 정도 되십니다. 봉사자팀은 동행팀(이하 ‘동팀’)이라고 하는데, 한양대학교 의과대학팀(의사, 간호사, 의대생, 84학번), 명동성당 팀, 장충초등학교팀, 동성고등학교팀, 1004팀, 도우미팀 등으로 그룹별로 소속을 정하여 참가하고 있습니다. 아팀은 5개 팀으로 나누어 팀마다 연락 팀장을 두어 모임의 일정 및 참가 여부와 아팀의 개인과 의사소통을 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선교회에서 연락 및 행정적인 도움을 주었습니다만 이후 하상복지관과 강남장애인 복지관에서 교대로 도와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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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천 서울대공원에서 조남길 형제(아팀)의 색소폰 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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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악산 무장애 숲길 쉼터에서 장길수 형제(아팀 시각장애인 웃음치료사)의 하모니카 연주




◈최근에 끝난 행사나 조만간 있을 행사 중 함께 나누고 싶은 행사가 있다면?

매년 12월에는 하상복지관에서 만나 겨울철 미끄러운 길을 피해 양재천을 걷고 나서 지하 성당에서 서강대학교 신학대학원 교수 신부님들의 특강(봉사와 믿음, 진정한 행복이란 등의 주제)을 듣고 지하 식당에서 동팀이 준비한 저녁식사를 한 후 송년 모임을 갖습니다.

새해 1월에도 하상복지관에서 양재천을 걷고 지하 성당에서 ‘드림필 챔버 오케스트라’(가톨릭 신자들로 구성된 오케스트라/ 단장 김태식 토마스)의 신년음악회로 매년 신년모임을 시작합니다.




◈특별히 산우회 활동을 해 오시면서 기쁘셨던 일과 안타까웠던 사연을 들려주십시오.

아팀의 경우

아동산회가 출범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팀의 형제님 한 분(우종명 프란치스코)이 저에게 양로원에 봉사를 다니느냐고 물으시면서 제가 갈 때 같이 가자고 하는 겁니다. 왜 그러느냐고 반문하니 자신도 함께 가서 안마봉사를 하고 싶다고 하는 말에 저는 순간 망치로 머리를 맞은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 후 기회를 마련하던 중 역시 아팀의 자매님(김분순 미카엘라)이 시각장애인들의 생계를 위하여 발마사지를 가르치신 다음 저에게 양로원을 안내해 달라고 하여 시각장애인 제자들과 함께 한여름 등촌동에 있는 양로원을 방문하였습니다. 땀을 흘리면서 발마사지 봉사를 하신 다음 그 자매님이 양로원 원장님께 노인분들과 맛있는 음식을 해서 드시라고 하면서 조그만 성의라고 후원금을 주시는 모습을 보고 이분이야말로 본인도 장애인이면서 남을 위해 도움을 나누는 진정 아름다운 분이라는 감동을 느꼈습니다.

몇 년 전 가을 나들이 당시 춘천 김유정역에서 모노바이크를 타고 강촌역에 도착하였습니다. 그런데 시각장애인이 아닌 동팀에서 안내하던 한 분이 본인의 실수로 넘어져 팔이 부러졌습니다. 이 일을 어떻게 처리하면 좋을지 운영위원회에서 회의를 하였는데 아팀 고문님(류만형 요셉/선종하 심)과 부회장님(전운홍 루카) 두 분이 우리 시각장애인들을 위하여 좋은 일을 하다가 운이 나빠 다쳤는데 동팀이라도 우리가 치료비 일부를 후원하겠다고 하는 관대한 마음 씀씀이에 감동을 받았습니다.


동팀의 경우

13년 전에 항암치료 중 아동산회에 참석하게 되어 너무 감사하고 기쁘다고 하면서 항상 웃음을 짓는 동팀 자매님 한 분이 계시는데 아동산회에 와서 암이 완치되었다며 지금까지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참석하고 계십니다. 실제 암환자가 깊은 신앙생활을 하면서 봉사를 하면 의학적으로 치료에 매우 유익하다고 합니다만 완치까지 되는 사례를 곁에서 보았습니다. 실은 저도 매우 건강하였는데 1998년 12월 위암 수술을 받은 후에 저의 삶이 많이 변했습니다. 저도 암이야 말로 하느님이 주신 축복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동팀 참가자들은 처음에 시각 장애인을 대할 때 매우 부담스러워하고 긴장을 많이 하고 옵니다. 막상 아동산회에 오시는 아팀 분들이 시각장애인임에도 불구하고 활기차고 명랑하고 농담도 잘하며 즐거워하시는 모습을 보고 자신은 그동안 만족하고 감사할 줄 모르고 살았다고 느끼면서 자신을 성찰할 수 있는 기회가 되 어 남을 도우러 왔다가 오히려 더 많이 배우고 힐링이 되었다고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일례로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성형외과 교수님 (안희창 요아킴)의 경우 신앙심이 깊고 실력이 매우 뛰어나고 겸손한 분이신데 언제부터인가 자신도 모르게 교만해지는 것을 느꼈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동산회에 참석하여 시각장애인들과 음식점에 들어가서 안내할 때 벗은 신발을 챙겨주고 (시각장애인들은 단체가 신발을 벗을 때 그 즉시 옆에서 신발을 챙기지 않으면 신발을 다시 신을 때 대혼란이 일어남) 식사할 때 반찬을 먹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화장실을 같이 가서 안내하고 헤어질 때 지하철을 태워 주는 것이 습관화되었습니다. 그 후 환자가 진찰실에 들어오면 자신도 모르게 일어나서 인사하고 진찰대에서 내려올 때 시각장애인에게 대하던 습관대로 손을 잡아주면서 신발을 신기 편하게 도와주었더니 환자들이 감동하여 눈물까지 보였다고 합니다.

그리하여 동료 의사와 수련의 및 의과대학 제자들의 인성교육을 위하여, 또한 간호사 선생님들과 함께 여러 분이 아동산회에 왔습니다. 봉사를 다녀온 후 환자들을 대하는 자세가 변화되어 전보다 더욱 친절하고 환자의 입장에서 대함으로써 의료인으로서 아주 좋은 기회가 되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사실이 주위에 알려져 모 일간지에 적지 않게 보도된 적이 있습니다. 한양대 의대에서는 아팀이 입원하여 수술을 할 경우 적지 않은 혜택을 주고 있습니다.

또한, 자폐 청소년들이 부모와 함께 동팀으로 참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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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산자연도시공원에서 늦가을 낙엽 길을 거닐며


그들은 처음에는 배타적이고 적응을 하지 못하여 매우 불편해하고 불안해 하였습니다만 아팀 동팀 모두 사랑과 관심으로 대해 주고 칭찬을 자주 하니 점차 인사도 하고 타인에게 다가가서 이야기도 하고 표정이 밝아지면서 부모에게 아동산회는 꼭 가고 싶다고 합니다. 부모들도 매우 기뻐 하시며 이곳에 오게 된 것이 참으로 행복하다고 합니다.

안타까웠던 일은 아팀 두 분이 모임에 참석하러 오시다가 지하철 철로 위로 떨어지면서 허리를 다쳐 한 분은 8개월을 못 나오셨고 다른 한 분은 1년을 고생하셨는데 아직도 불편하지만 두 분 모두 열심히 참석하십니다.

또한, 아팀에서 참석 신청을 하고 무단으로 30~40% 정도가 불참을 하여 준비한 도시락이 낭비되고 동팀의 인원이 부족한 경우 여러 곳에 도움을 요청하여 한 분이라도 더 오시라고 하였으나 아팀 참석 예정자가 여러분이 불참하여 오히려 동팀의 도시락이 남는 경우가 종종 일어나곤 합니다.




◈아름다운 동행하는 산우회 활동에 평신도가 함께할 수 있는 활동이나 참여 방법에 대하여 설명 부탁드립니다.

아팀, 동팀 누구나 원하시는 분은 참석할 수 있습니다. 가톨릭 신자, 개신교 신자, 불교 신자, 혹은 종교가 없는 분이더라도 누구나 원하시는 분은 편안하게 오실 수 있도록 열려 있습니다. 가톨릭 신자가 많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동팀의 경우 아동산 카페에 매월 모임 일정과 참가방법을 공지하고 있습니다.




◈계획과 나아갈 방향, 또는 평신도와 함께 나누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시면 말씀해 주십시오.

저는 ‘봉사’라는 단어가 매우 겸연쩍고 어색합니다. 그리고 저에게 어울리지도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봉사한다고 생각한 적도 없습니다. 단지 비장애인들과 일상적인 만남에서 벗어나 잠시 시각장애가 있는 분들 옆에서 그들의 눈이 되어 주고 함께 친교를 나누고 즐겁게 놀러 다닌다고 생각합니다.


아동산회의 마인드

동팀이 아팀을 일방적으로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시각장애가 있는 부분만 옆에서 도와주면서 상호 보완적으로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중립적인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육체의 장애보다 정신적, 사회적, 심리적 장애가 더욱 문제라고 생각하고 아팀이 남에게 일방적으로 의존적인 자세가 아니라 독립적이고 자립적인 자세를 갖고 당당하게 생활하도록 신경 쓰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시각장애인이라 모임시간에 늦을 수 있고, 약속을 지키지 않아도 되고, 모임을 위하여 각자 준비물을 준비하지 않고, 상대에게 모든 것을 의지하는 것을 지양합니다.

한편 우리 모두는 겉으로 보이는 장애와 보이지 않는 장애를 가지고 살아가면서 누구나 시각 장애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동산회 컨셉트

배 유 쾌

남을 배려하고
유익한 모임
유쾌한 모임이 되도록 노력합니다.


아동산회 구호

따 따 따!

마음을 따듯하게
생각을 따듯하게
말을 따듯하게


시작기도 후 아팀, 동팀 간의 파트너가 정해지면 아동산회 모든 참석자는 천진난만한 7살 어린이가 되어 “따 따 따”를 힘차게 외치며 출발합니다.

“아동산!” “쨩 좋아!”라고 목이 터져라 외치면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 스트레스가 다 날아갑니다.

시각장애를 가진 여러 친구들과 그들을 위해 함께하는 비장애인 친구들과 건강하고 유쾌하게 놀러 다니게 해주시는 주님께 찬미와 영광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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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상장애인복지관 지하성당에서 개최된 드림필 챔버오케스트라의 신년음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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