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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년 겨울 / 계간 6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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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투고] My Way, 산티아고 길 위에서
첨부 작성일 2019-11-30 조회 237

My Way,

산티아고 길 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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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서윤 가타리나 / 서울대교구 세곡동 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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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스티아이레온(Castilla y Leo´n)

 

 

유달리도 짧은 지난 여름방학, 정신적 휴양 겸 오랫동안 갈망해 왔던 스페인의 갈라시아 지방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별빛 들판의 성 야고보란 뜻) 순례길을 걷게 되었다. 순례는 일정한 불편함을 동반하는 모험이자 도전임을 각오했지만 내 몸의 모든 뼈와 근육의 부담감, 발가락에 잡히는 물집들은 온몸에 엄청난 고통을 동반했다. 지난 2~3년간 사전준비를 했지만서도 오랜 비행에 38도까지 오르는 이베리아 반도의 열기는 견디기 힘들었다. 그러나 무거운 배낭을 인생의 무게로 삼고 홀로 뜨거 운 태양 아래 끝없이 이어지는 곳으로 그렇게 걷는 동안, 나는 마치 탐험가 콜럼버스처럼 새로운 지역을 만나면서 내 안의 편견을 깨고 나와 정신과 육체의 회복을 얻었다. ‘카미노(Camino)’ 란 순례길, 영육간의 여정의 길이었다. 나는 과연 이 길을 포기하지 않고 완주할 수 있을까? 예수님의 열두 제자 중 한 명인 야고보 성인이 전교를 위해 1천여 년 전에 걸었다는 그 길은 호기심이 들면서도, 기초체력이 약한 내게 체력 시험장 같은 곳이었다. 이곳은 가고 싶어도 쉽게 갈 수 있는 길이 아님에 틀림없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이신 이모님 내외분이 10여 년 전 세 번 이나 완주하신 곳이지만, 난 그분들의 권유를 귀담아 듣지 않았다. 그러나 폼페라다에서 산티아고 성지까지 220Km를 약 12일 동안 단기순례자로 걷게 되었다. 스페인은 늦은 저녁 10시쯤 석식을 먹는 문화가 있고 가톨릭 국가라 총기 소지도 안 된다. 산티아고길은 유네스코에 등재될 만큼 안전한 길로 통상 알려져 있다. 다양한 순례자들 덕분에 산티아고는 더 흥미로웠다. 수백 Km를 걸어 한 달 이상 걸려 이곳에 도착하는 순례자들. 그들의 마음속의 ‘어떤 물음표’가 그들을 이 먼 길로 오게 만들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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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티아고(장서윤 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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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주증

 


그 질문들은 숙성되어 느낌표가 되어 나 또한 이 곳에 도착하였다. 걷고 걷다 보니 내 마음은 어느 새 주위 경관과 함께 풍요로워졌고 사람들의 표정 속에 ‘평화’가 찾아왔음을 느낄 수 있다. 하루 최소 25Km 이상씩 청정지역을 걸으며 길을 잃을 까봐 나침판이 되어준 노란색 화살표는 인생의 이정표가 되어 ‘순응’과 ‘신뢰’로 다가왔고 묵묵히 걷는 이 카미노가 순교의 길임에 순간순간 감동이 되새김되었다. 걷다가 지쳐 잠시 쉬고 있으면 다국적 순례자들이 눈길만 마주쳐도 “올라(안녕), 브엔 카미노.(좋은 순례길이 되세요)”라는 정겨운 주문 같은 인사를 보냈고, 그 인사 하나면 지친 영혼 또한 위로를 얻었다. 저녁에는 스페인어라 이해는 못 하지만 순례자들을 위한 미사를 드리며 서로를 응원하고 그들을 위해 축복과 은총을 바라며 기도하였다. 특히 해발 1,300m 높이에 위치한 예쁜 마을인 오세브레이로의 성당에서는 미사 전례 중 제1 독서 자로서 대표로 나가 영어로 낭독하는 은혜로운 일도 있었다. 오 찬미 예수님! 이 길은 평화의 길, 한 폭의 그림같이 아름다운 자연 풍광의 길, 행복과 배려와 확신의 길이라고 표현된다. 이른 시간이 되면 눈을 뜨고 준비하고 하루의 쉼과 걸을 수 있음에 감사기도를 드렸다. 산티아고에서 얼마나 빠름이 아닌 주님의 현존을 느끼며 순례함에 행복지수는 높을 수밖에 없었다. 어떠한 궂은 길도 묵묵히 걷다보면 나아진다고 생각된다. 얼른 학교에 가서 새까맣게 그을린 선생님인 내가 여행 체험담을 반 아이들에게 들려 주고 싶었다. 카미노의 여운이 짙게 남아있는 지금 그곳에서 땀에 절고 지쳤을 때 많이 마시던 카페 콘라체가 생각난다. 이 길이 내게 걸어보라고 했기에 갈 수 있었고 벅찬 기쁨과 감사로 이 길을 떠날 카미노 분들에게 당당하게 전한다. Buen Camino! Ultreya(라틴어 로 조금 더 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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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살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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