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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순례] 천주교 서울 순례길 3코스- ‘생명의 길’을 걷다
첨부 작성일 2020-03-05 조회 539

천주교 서울 순례길 3코스

 

- ‘생명의 길’을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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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숙 리디아 / 한국평협 순교자현양위원장




드디어 3코스의 순례길을 걷기 위해 10월 26일, 2코스의 종착지였던 서소문밖 네거리 순교 성지에 회장님을 비롯하여 각 위원회의 위원님들, 그리고 단체 회원들이 함께 모였다.

순례길 가운데 가장 긴 3코스를 걷기 위한 준비를 하며 29.5km나 되는 길을 하루에 걸을 수는 없기에 어떻게 하면 좋을까 여러 가지의 안을 논의하였다. 그러다가 정해진 코스에서 일부 구간은 단축하고 순교지인 당고개성지와 새남터성지, 순교자들을 모셨던 용산성심신학교를 거쳐 왜고개성지까지 잇는 순례길의 구간을 걸어 보기로 하였다.

제법 쌀쌀한 아침 바람을 느끼며 서소문밖 네거리 순교성지의 현양탑 앞에 모여서 서로를 격려하며 시작기도를 했다. 순례길 가운데 가장 긴 구간이면서 우리들에게 잘 알려진 순교성지들이 이어지는 ‘일치의 길’을 걸으며 순교자들의 신앙을 본받고 실천하려는 결심을 굳게 하자는 회장님의 인사 말씀을 듣고, 일치를 향해 나아가는 발걸음을 시작하자 다짐하며 당고개성지를 향하여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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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남터 순교 성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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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례3길의 출발지는 서소문 성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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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례3길을 따라 걷는 모습

 

 

힘차게 걷다보니 어느 듯 어머니의 품속처럼 아늑하게 자리하고 있는 당고개성지에 도착했다. 1839년 기해박해가 끝나갈 무렵, 설을 앞두고 대 목장에 방해되지 않게 해 달라는 상인들의 요청에 따라 서소문 처형장에서 한강가로 더 나아가 이곳에서 사형이 집행되었다. 순교자 10명 가운데 형제와 모녀지간이 있어 한 가족을 같은 날 처형하지 않는 당시의 법률에 따라 이틀에 걸쳐 처형이 이루어졌다. 10분 중에서 9분은 시성이 되셨고, 어린 자식들 때문에 배교하겠다고 말했던 것이 그리 큰 죄가 되었던지 미루어졌던 최양업 신부의 어머니 이성례 마리아는 2014년 시복되었다. 위대한 어머니이신 복자 이성례 마리아와 최양업 신부를 위해 특별히 마음을 다해 함께 기도했다.

 

발걸음을 다시 새남터 순교성지를 향해 재촉해 본다. 신자들의 증언 기록을 보면, 지금 걷고 있는 이 길이 바로 새남터 형장으로 끌려가던 순교자들의 걸음걸음이 닿았던 그 길이기에 걸음마다 더욱 마음을 새기며 걷는다.

 

넓은 모래사장과 무성한 갈대밭을 이룬 새남터는 조선시대 군사들의 연무장과 국가의 중죄인을 처형하던 곳이었다. 새남터 순교성지에서는 11분의 성직자와 3분의 평신도가 순교하시고, 그 중 11분의 성인과 1분의 복자가 탄생하셨다.

 

군문효수형을 이루어졌던 바로 그 장소를 기억하고 이 땅의 양들을 위해 기꺼이 목숨을 아끼지 않으셨던 신부님들과 신자들을 위해 기도하며 길을 나섰다.

 

절두산 순교성지로 향해야 하는 순례길의 코스에서 벗어나 용산성심신학교 성당으로 향한다.

 

옛 용산성심신학교 성당은 일반 교구 성당과는 달리 평면 형식으로 이곳 지형을 잘 이용한 성당으로 김대건 신부의 유해를 축성 당시부터 1952년까지 모시기도 했었다.

 

1885년 충청도 배론 신학당에서 시작하여 여주 예수성심신학교로 이어지고 1887년 지금의 위치로 이전하였던 옛 용산신학교 성당과 신학교 건물은 성소의 못자리였던 이전의 자취를 간직하고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며 순례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1942년 일제의 탄압에 의해 폐교될 때까지 세 번째 한국인 사제 강도영 신부를 포함하여 105명의 사제를 배출하고 한국 사제 양성의 요람으로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사적 제255호로 지정되어 보존 관리되고 있다. 성당의 내부와 외부의 아름다움도 잠시 뒤로하고 다시 발걸음은 이어져 왜고개 성지를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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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고개 순교성지(신계역사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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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고개성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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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산신학교와 원효로 예수성심성당



왜고개성지는 기나긴 조선의 천주교 박해시기에 새남터와 서소문에서 순교하신 10분의 시신이 몇몇 신자들에 의해 비밀리에 옮겨져 머물다가 신 곳이다.

 

현재 군 사목의 중심인 군종교구의 국군중앙 성당이 자리하고 있는 이곳은 조선의 500여 년 기와를 만드는 ‘와서’였는데 명동성당, 약현성당, 용산성심신학교의 벽돌들이 이곳 왜고개의 흙으로 구운 것으로 우리 곁에서 늘 순교 성인들의 발자취를 일깨워 주며 유서 깊은 교회의 사적지로 그 의미를 더하고 있다.

 

지금까지 도심의 긴 길들을 걸었고 이제 순례길은 마지막순례지인 삼성산 성지를 가는 길은 두 가지의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 계속하여 길을 걷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오늘 우리들은 너무나도 아쉽지만 여기서 순례를 마치고 삼성산성지까지는 다음에 걷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

 

순례길 구간 중에서 가장 긴 3코스의 일부를 걸으며 우리들 모두는 순교자들의 신앙을 본받고 실천하며 ‘일치의 길’로 나아가려는 굳은 결심을 하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음에 감사드렸다.

 

학자들의 서학서 탐구에서 시작되어 자생적으로 세워진 천주교가 박해의 광풍으로 온갖 아픔을 겪으면서도 신앙을 지키기 위해 ‘순교’로 향해 걸었던 그 길을 따라 걸으며 모두가 자신의 삶의 자리로 돌아간다. 복잡한 도시의 소음으로 잊고 지내며 무심히 걸었던 이 길들의 저편에 고난과 박해를 버티고 이겨내며 신앙의 씨를 뿌렸던 그 숭고함이 지금의 한국 천주교로 발전하게 되었음을 다시 기억하고 감사드리는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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