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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년 봄 / 계간 6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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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야기] 바다의 별이신 성모님 -스텔라 마리아
첨부 작성일 2020-03-05 조회 618

주보성인과 나

 

바다의 별이신 성모님 -스텔라 마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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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윤경 스텔라 / JHK Corp 대표, 목5동 성당




저는 세례명으로 스텔라라는 이름을 쓰고 있습니다. 이 칭호는 9세기부터 마리아와 연관 지어 사용된 것으로 보이며, 세상의 즐거움이라는 ‘바다’ 에서 신앙생활이라는 ‘배’를 타고 예수를 향하여 항해하는 크리스천을 인도하는 ‘별’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 습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성모님은 성자라고 하기에는 너무 외람될 것입니다. 승천하시어 우리 신앙과 삶의 모범이 되시며 우리의 기도를 주님께 전구하여 주시는 우리 모두의 어머니이시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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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초등학교에 입학할 무렵, 동네 친구들을 따라간 침례교회에서 처음 세례를 받았습니다. 세례가 무엇인지도 잘 모르고 우연히 크리스천이 되어 초등학교 시절을 보냈고 추첨으로 배정된 중 학교도 개신교 미션스쿨이었습니다.

그래서 성서와 기본 교리에 친숙했습니다. 중학교를 마치고 제가 배정된 학교는 계성여고였습니다. 예비소집일에 가서야 계성여고가 천주교에서 운영하는 학교임을 알았습니다. 손목과 허리, 종아리까지 펄럭이지 않도록 꼭 잡아맨 모양의 교복, 근엄하게 보이는 교장 수녀님, 입학식을 명동 성당에서 미사로 했던 일 등이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모든 것이 낯설었던 천주교와의 첫 만남이었습니다. 고등학교 1, 2학년 때에도 성경 과목이 있긴 했지만 성가를 따로 배우지는 않았고 입학식 이후로는 미사를 드리지 않았습니다. 천주교 재단의 학교라고 느낄 수 있었던 건 다 같이 바치던 삼종 기도, 수녀 선생님들 그리고 등·하교 길에 항상 지나치던 명동 성당 정도였습니다.

학교생활에 조금씩 익숙해질 무렵 학급에서 맡은 일로 가끔 가게 되는 서무과에서 한 분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저희는 그분을 서무과 선생님이라고 불렀는데 그분은 언제부터인가 저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어머니라며 성모 마리아에 대해서 알려주셨습니다. 만날 때마다 성모님에 관련된 성경 말씀뿐 만이 아니라 성모님 발현에 관한 놀라운 이야기도 들려주셨습니다. 차츰 그분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되었고 제 마음 속에 성모님을 모시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성모님의 이끄심으로 계성여고를 마치던 해에 영세를 받아 천주교 신자가 되었습니다. 수녀님이 세례명을 정하자고 하실 때, 평소 성모님과 별을 좋아하는 제 눈에 빛나는 별 모양의 계성여고 교표가 들어왔습니다. 학교의 이름 계성(啓星)은 새벽 동쪽 하늘에 가장 밝게 빛나는 샛별을 일컬으며, 성모 마리아의 겸양을 상징하는 별이라고 배웠습니다. 우리를 인도하시는 성모님의 다른 이름 스텔라가 참 좋았습니다. 성모님과의 여러 인연들이 모여 저를 스텔라가 되게 한 것입니다. 그렇게 스텔라가 되어 한동안 열심히 성당에도 나가고 활동도 했습니다.

결혼 후에 삶이 바쁘다는 핑계로 오랜 기간 저는 냉담했습니다. 직장에서든 집안에서든 열심히만 하면 뭐든 될 거라는 생각에 방향도 모르고 달려갔습니다. 사는 일에 지칠 대로 지쳐버린 어느 날, 텅 빈 집안에 혼자 앉아 있었습니다. 얼마나 그러고 있었을까요? 창밖이 어둑어둑 해지기 시작했을 때 초인종 소리가 들렸습니다. 왜 그랬는지 지금도 모르겠지만 그때 저는 기다렸다는 듯이 현관문을 열었습니다. 문 앞에는 자그마한 부인이 묵주를 들고 계셨습니다.

“이 댁을 위해 기도를 해드리고 싶어서 왔습니 다.”라고 하셨습니다. 이미 성당에 나가지 않은 지가 십 수 년이 되어가고 있을 때였습니다. 그 부인을 거실의 소파로 안내하고 기도를 청했습니다.

그 부인은 저에게 “무엇을 위해 기도 드릴까요?” 묻고는 제가 청했던 기도를 잔잔한 목소리로 해주신 후, 짧은 인사를 남기고 집을 나가셨습니다. 그 부인이 다녀가신 후 놀랍게도 얼음 같았던 저의 마음이 봄날의 시냇물처럼 녹아 내렸고 저의 발걸음은 성당을 향했습니다. 그 이름도 모르는 자매님을 통해 성모님은 저를 부르신 것만 같았습니다.

그 후 저는 다시 주님을 만나 벅찬 마음으로 지냈기에 다시는 마음에 혼란이 찾아오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얼마 후 하나뿐인 아들이 멀리 유학을 떠났고, 걱정과 그리움으로 저는 다시 힘든 시간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시간이 길게 이어지던 어느 날 제 생일이 되었습니다. 평소 세 식구가 함께 먹던 미역국을 남편과 둘이서 먹은 후, 남편은 출근을 했습니다. 멀리 있는 아들 생각을 하며 늘 하던 대로 라디오를 켰습니다. 그런데 켜자마자 방송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이 마치 제 마음을 노래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곡이었는데 너무나 편하고 익숙하게 들렸습니다.

곡이 끝났을 때 DJ는 그 곡의 제목이 ‘The Star of the Sea’이고, 아일랜드 작곡가가 성모님의 보살핌을 청하며 만든 노래라고 했습니다. 성모님의 또 다른 이름인 ‘바다의 별’, 바로 스텔라라니… 그 순간 아드님이 달리신 십자가 아래서 계시는 성모님이 모습이 그려졌습니다. 생각이 거기에 미치니 아들을 외국으로 떠나보내고 힘들어 하는 제 자신은 마치 엄살을 떨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저의 마음을 어찌 그분의 통고에 견줄 수 있을까요. 비로소 저는 요란스러운 슬픔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처음 성모님을 알게 되고 제 마음에 모신 그날 이후 항상 저를 지켜보고 계시는 성모님께서는 제 어려움을 먼저 아시고 주님께 기도로 청하시어 다시 일으켜 주시니 감사할 뿐입니다.

어려울 때마다 바다의 별이신 성모님께 도움을 청하라고 당부하신 보나벤뚜라 성인의 말씀으로 마무리를 합니다.




“여러분 이 빛나는 별빛에 의지하십시오. 그분의 이름을 부르십시오. 그러면 바다의 별이신 성모님께 서는 여러분들을 구원의 안전한 항구로 인도하실 것 입니다. 성모님은 불행한 죄인을 비추는 바다의 별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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