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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생명평화] 가난한 이들을 위한 우선적 선택,
첨부 작성일 2018-04-27 조회 529

평신도 나눔

가난한 이들을 위한 우선적 선택,

명례방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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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하 엘리자벳 (명례방협동조합 부이사장)

 

너무 가파른 길 탓에 차가 들어갈 수도 없는 달동네. 아이가 갑자기 아파서 병원에 갈라치면 들쳐 업고 한참을 내달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나마 병원에 가려면 현금이 필요한데 당장 그럴 돈은 없습니다. 결국 큰맘 먹고 동네가게 아저씨한테 10만원을 빌려서 가는데 한 달 이자만 1만원입니다.

 

명례방협동조합은 금융협동조합으로, 1990년대 이렇게 적은 금액이라도 매우 절실하고, 기댈 곳 하나 없어서 엄청나게 높은 이자를 감내하면서까지 돈을 빌려 쓸 수밖에 없는 가난한 이들이 가난의 악순환에서 벗어나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제대로’ 사람답게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공동체 사회를 지향하는 젊은이들이 모여 1993년 9월 26일 창립했습니다.

 

다른 금융협동조합과 달리 가난한 이들의 자립을 돕기 위해 그리스도 정신에 따라 조합원과의 믿음과 신뢰, 형제애를 바탕으로 개인 무담보 신용대출, 안정적인 일자리 창출을 위한 생산협동공동체 운동 지원 등을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습니다.

 

 

명례방협동조합과의 인연

사실 십여 년 전 저와 명례방협동조합의 첫 만남은 불온(?)했습니다. 교회기관에 입사한지 얼마 되지 않아 조합에 가입하면 돈을 벌 수 있다는 당시 직장 상사의 농담에 순진하게도 협동조합운동 이 뭔지도 모르면서 덜컥 가입을 한 것입니다. 그리고 가입출자금 이후 지속적으로 출자해야 한다는 것도 모른 채 이름만 있는 조합원으로 한 해 한 해 흘러갔습니다.

 

명례방협동조합이 무엇을 하는 곳인지 처음 알게 된 것은 가입하고도 한참 뒤인 결혼하고 아이가 생긴 후였습니다. 명례방협동조합은 매년 6월 조합원과 선교본당 신자들을 대상으로 1박2일 하계 연수를 실시하고 있는데, 다섯 살짜리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가족프로그램으로 누군가가 추천해 준 것입니다.

 

그래서 참여하게 된 배론성지에서의 2009년 하계연수. 놀이뿐만 아니라 신앙과 공동체 문화까지 경험할 수 있어서 아이에게도 대박이었고 저도 명례방협동조합을 알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 인연으로 지금까지 우리 가족에게 6월 명례방 행사는 무조건 가야 하는 연례행사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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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임원으로 봉사

“이사에 추천되었습니다.”

 

2010년 겨울, 이 전화 한 통이 모든 것을 바꾸어 놓았습니다. 협동조합운동이 뭔지도 모르면서 무슨 용기였는지 수락을 하고 명례방협동조합 이사로 봉사하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우리 조합은 운영 을 위해 구성된 이사회의 임원 모두가 무보수로 봉사하고 있습니다. 돈이 되는 일도 아닌데 다들 어찌나 열성적인지 이사회 회의는 두 시간을 넘기기가 일쑤이며, 싸우는 건가 싶을 정도로 격정적으로 토론하는 이사회 분위기와 우리 조합의 살림살이 뿐만 아니라 협동조합운동에 대해 배워야 할 산더미 같은 자료들 덕분에 처음에는 잘못 걸렸구나 싶었습니다.

 

하지만 대출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조합원 에게 빚을 어떻게 해서든 받아내려는 빚쟁이의 모 습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그 조합원의 자립을 도울 수 있는지를 고민하는 조합의 모습과 경제적으로 힘든 상황에서도 성실하게 출자하는 조합원들을 보면서 ‘정말 괜찮은’곳에 내가 함께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강제로 떠밀려서가 아니라 이 공동체에 도움이 되고 싶다는 열정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새 임원을 구성하는 올해 총회에서도 연임에 이어 부이사장으로 초고속 승진(?)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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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들레를 단순화 한 명례방협동조합의 로고


20주년을 맞이한 명례방협동조합

얼마전 명례방협동조합은 스물살 생일잔치를 치렀습니다. 사실 명례방협동조합은 지난 몇 년간 부실대출문제등이 불거져 심한 진통을겪었습니다.

 

20주년 기념 간담회와 세미나 때에는 지난날의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깊이 성찰하고 반성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는 복음적 가난을 실천 하는 그리스도 공동체로 거듭나기 위한 의지를 다 지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1993년 9월 조합원 75명과 자본금 3500만원으로 시작한 명례방협동조합이 국내외의 심각한 경제위기 속에서도 2013년 8월 현재 조합원 507명과 자본금 6억3000만여 원 규모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이러한 저력이 있기에 가능했던 것이 아닌가 합니다.

 

앞으로 30주년, 50주년… 이러한 명례방협동조 합의 저력이 계속 이어지고 발전하기를 기대하며, 언젠가 가난한 이들이 더 이상 눈물 흘릴 일이 없게 되어 명례방협동조합이 기쁘게 문을 닫는 날이 오기를 진심으로 희망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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